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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 Mar 25. 2023

글로벌 배양 수산물 스타트업 5

바이오 기술로 바다를 지키는 기업들

세계 인구와 소득 수준 상승으로 전 세계적으로 수산물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해오고 있다. 이 수요를 맞추기 위해 어업의 규모도 커져 왔고, 인간이 이용하는 바다의 자원도 나날이 늘어났다. 2018년 발행된 유엔식량농업기구(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 FAO)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에 이미 전 세계 어종의 33%가 생물학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수준으로 남획되었고, 60%는 지속가능한 수준의 한계치로 어획되는 상황이었다(1). 결과적으로 약 7%만이 어획으로 인해 멸종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인 것이다.  


출처: FAO, The State of World Fisheries and Aquaculture 2018


바다는 활발해진 어업의 잔해들로 오염되고 있다. 그물망, 부표, 밧줄, 나무 상자 등 어업과정에서 버려지거나 분실된 장비들은 플라스틱 빨대보다 바다 생명체의 생존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2018년 Scientific Reports 저널에 실린 한 논문에 의하면,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Great Pacific Garbage Patch)의 플라스틱 쓰레기의 46%는 버려진 어망이었다(2). 


2009년 북태평양 바다에서 건진 어망들 (출처: Getty Images)


이렇듯 커지는 시장 수요에 바다 자원은 고갈되고 오염되고 있다. 또한 수산물에서 발견되는 중금속, 항생제,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건강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의 어업 방식은 증가하는 수산물 수요를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이에 문제의식을 느낀 혁신 기업들이 세포 배양 방식으로 수산물을 만들고 있다. 그중 글로벌하게 가장 두드러지는 5개 기업을 소개한다. 




1. Wildtype (와일드타입) - 미국


배양 연어를 개발하는 미국 기업으로, 배양 수산물 업체의 선두주자다. 외교관 출신 CEO Justin Kolbeck과 의사 출신 Aryé Elfenbein이 2017년 실리콘밸리에서 공동창업했다. 아마존 창업자 Jeff Bezos의 투자회사 Bezos Expeditions, Leonardo DiCaprio, 글로벌 식품 대기업 Cargill, 싱가포르 국부펀드 Temasek Holdings가 투자한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에서는 (주)SK가 2022년 11월 100억 원을 투자하면서 더 유명해졌는데, 최태원 회장이 직접 시식한 후기를 본인 인스타그램에 남기기도 했다. 현재 Series B 단계로 1억 2350만 달러(한화 약 1600억 원)를 유치해, 배양 수산물 기업 중에는 가장 큰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1년에 100톤 생산이 가능한 파일럿 공장을 2021년 세웠으며, 시식 장소와 교육 센터도 함께 마련했다. 초기 제품은 스시 형태로, 2021년 이미 포케 레스토랑 체인 및 리테일 스시바 업체와 유통 협약을 맺었다. 시식한 사람들의 평은 기존 연어보다 비린 맛이 덜하고 더 부드러운 식감이라고 한다. 2022년 제출한 미국 FDA의 안정성 평가 결과를 기다리는 단계로, 규제 허들만 넘으면 2023년에 미국 식당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Wildtype의 배양 연어 스시



2. BlueNalu (블루날루) - 미국


2017년 Lou Cooperhouse와 Chris Somogyi, Chris Dammann가 공동창업한 스타트업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본사가 있다. 배양 수산물 전문 기업으로 개발 초기에는 방어 튀김 시제품을 공개했는데, 첫 상용화 제품으로 참치를 선보이려는 행보다. 2018년, 풀무원과 2024년까지 수산 배양 참치 제품의 상용화 목표로 업무협약을 맺은 곳이기도 하다.


BlueNalu의 참치 시제품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태국, 영국 등 해외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맺어 해외 진출을 진작부터 준비했다. 2021년 일본 미츠비시사 및 Thai Union과 아시아 시장 조사와 인허가 관련 파트너십을 맺었다. 같은 해 영국이 냉동식품기업 Nomad Foods와도 업무협약을 맺어 시장 조사, 소비자 인사이트, 인허가, 제품 개발 등에 있어 협력하기로 했다. 2020년 6월 샌디에이고에 38,000 제곱피트(약 1100평) 규모의 생산시설을 짓는다 발표했다. 


2018년 Seed 투자, 2019년 Series A, 2020년 Series B 외에 여러 차례의 전화사채 등을 통해 총 8480만 달러(한화 약 1120억 원)를 유치했다. 총 투자자가 25개로 펀딩 스테이지에 비해 많은 편이다. Siddhi Capital, Losa Group, OurCrowd, KBW Ventures, Agronomics, Silicon Valley Community Foundation, CPT Capital, Rage Capital, Stray Dog Capital, Clear Current Capital 등이다. 



3. Shiok Meats (쉬옥 미트) - 싱가포르


두 여성 창업가 Sandhya Sriram와 Ka Yi Ling가 설립한 싱가포르의 배양 해산물 스타트업이다. 이미 자연적으로 세포가 불멸화되어 있어 세포 배양에 유리한 랍스터, 새우, 게 등 갑각류가 주요 개발 상품이다. 2020년 세계 최초로 배양 랍스터 시식회, 2021년 세계 최초의 배양 게 시식회를 열었다. 2022년 8월 제품 파이프라인 확장을 위해 배양 소고기를 개발하던 싱가포르 소재 Gaia Foods를 인수했다. 2022년 11월 배양 해산물 R&D를 위한 미니 공장을 싱가포르에 오픈하며, 2023년 제품 상용화를 목표를 선언했다. 


배양 새우를 넣어 만든 딤섬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해 일찍부터 해외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과 투자 유치를 했다. 2022년 7월 베트남의 Minh Phu Seafood와 R&D 시설에 관한 MOU를 체결했고, 다음 달에는 스위스의 Mirai Food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베트남에 본사를 둔 글로벌 수산기업 Vinh Hoan, 한국의 CJ제일제당과 우아한형제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베트남에도 지사를 두고 있다.


Shiok Meats Mini R&D Plant 조감도


총 4번의 라운드를 통해 약 3천만 달러(한화 약 389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자는 세계 각국의 식품 대기업, 해산물 기업,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임팩트 투자사, 엔젤투자자 등 다양했다(Vinh Hoan, CJ제일제당, 우아한형제들, Alexander Payne Living Trust, Henry Soesanto, Iron Grey, Boom Capital, Beyond Impact, Mindshift Capital, 인비저닝파트너스, Y Combinator, Big Idea Ventures 등). 2022년 말부터 3천만 달러 규모의 펀드레이징을 시작했으나, 2023년 3월 말 기준 클로징 소식은 아직이다. 



4. Finless Foods (핀리스 푸드) - 미국


Mike Selden와 Brian Wyrwas이 창업한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배양 해산물 스타트업이다. 바다를 살리는 해산물의 미래를 만들겠다는 미션을 갖고 2016년 시작했다. 식물성과 배양 해산물을 동시에 개발하며, 스시 그레이드의 참치를 첫 제품으로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의 시식평에 따르면, 참치의 맛과 향을 잘 구현하여 눈 감고 먹으면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기술이 올라왔다고 한다. 식감은 조금 더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남아 있다. 2022년까지 푸드서비스에 공급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선언했지만, 2023년 3월 현재까지 관련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고, FDA 승인도 아직이다. 


Finless Foods의 참치 시제품


2022년까지 3750만 달러(한화 약 486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한국의 한화솔루션, Justin Kan, Humboldt Fund, Sustainable Ocean Alliance, IndieBio(SOSV), Sand Hill Angels, At One Ventures, Dainichi, Olive Tree Capital, Draper Associates 등이 투자자다. 



5. Avant Meats (아반트 미트) - 홍콩


Carrie Chan과 Mario Chin이 홍콩에 설립한 세포배양 스타트업이다. 배양 해산물뿐 아니라 스킨케어 소재나 기타 기능성 애플리케이션도 비즈니스 모델로 갖고 있다. 2020년 배양 피쉬필렛을 시연하며 언론의 주목을 끌었다. 주요 제품은 생선 튀김이다. Shiok Meats와 마찬가지로 베트남 최대 수산 기업 Vinh Hoan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2021년 맺었다.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한 파트너십 구축에 힘쓰고 있다. 2021년 중국 바이오제약 회사인 QuaCell과 생산비용 절감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고, 싱가포르의 국책 연구기관 A*STAR와도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22년 싱가포르에 생산 시설도 오픈했는데, 그 안에 A*STAR와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연구실이 있다. 


2022년 6월 클로징한 Series A가 가장 최근의 펀드레이징으로, 현재까지 1390억 달러(한화 약 180억 원)를 유치했다. Series A는 미국의 S2G Ventures가 리드하였으며, 지금까지 투자자는 Lever VC, Particle Accelerator, Good Startup, Artesian VC, CPT Capital, Thia Ventures, Vinh Hoan, Loyal VC 등이 있다. 





REFERENCES

1. FAO. 2018. The State of World Fisheries and Aquaculture 2018 - Meeting the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Rome.

2. Lebreton, L., Slat, B., Ferrari, F. et al. Evidence that the Great Pacific Garbage Patch is rapidly accumulating plastic. Sci Rep 8, 4666 (2018). https://doi.org/10.1038/s41598-018-22939-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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