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티 정문선 Mar 11. 2024

[문장 산책 ] 내가 경험하고 느낀 것을 쓰면

다시, 글쓰기를 시작합니다.

내가 경험하고 느낀 것을 쓰면 그것이 좋은 글감입니다. 내가 내 삶을 풀어가는 데 도움을 준 글이라면 다른 사람의 삶의 문제를 풀어가는 데도 도움이 되겠지요. 사소한 것은 사소하지 않습니다.
<은유, 글쓰기 상담소 p 94>


요즘 선뜻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작년 말부터 2월 초까지 여러 기관과 모를 준비하면서 생활을 단순화했습니다. 직장 근처로 소를 얻어 이동 최소화했습니다. 일에 치여 상의 소소한 여유는 미뤄졌습니다. 하루 15분 책 읽기도 일주일에 고작 2~3일 정도로 프로젝트의 부담은 컸습니다.  글쓰기는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조금씩 써둔  지 쌓인 책처럼 존재감이 없었습니다. 가족 소통, 산책, 여행, 음악감상, 카페 탐방 등 소소하게 길어낸 글감도 줄었습니다. 움직임에 비례해 소재도 말랐습니다. '이거다'라는 재료내 것이 되지 않았습니다. 수증기가 주전자 뚜껑을 밀어 올리듯 영감이 차오르길 바라면서도 열정과 연료를 투입하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우선순위가 아니었습니다. 그만큼 간절하지도, 쓰지 않아도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으니까요. 글쓰기는 어쩌면 '절제'와 '포기'라는 단어와 해지는 몸부림일지도 모릅니다. 완성의 기쁨은 잠깐이지만  삶을 갈아 넣고통은 그리 유쾌하지 으니까요.


<결국은, 사람>에서 장한이 작가는 "열정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고, 열정을 잃지 않는다면 결코 늙지 않는다."라고 하였습니다. 타버린 장작처럼 열정이 소진된 채 생각만 머물러 있는 제게 하는 말 같습니다.



올해 말까지 책 출간을 목표하겠다는 야심 찬 다짐은 매년 반복하는 다이어트 계획처럼 점점 희미해져 갑니다. 일주일에 한편도 못 채을  집필한다는 목표는 연습 없이 마라톤을 주하겠다는 것처  무모한 일입니다. 어떻게 하면 시들어진 의욕을 되살릴 수 있을 까요. 은 내 안에 있었습니다. '실행이 답이다'. 짧은 글이라도 마침표를 찍는 연습부터 시작해야겠습니다.


돌아보면, 독서습관을 만드는 것도  년이 걸렸습니다. 중국에서 자라는 희귀종 모소대나무는 4년 동안 거의 자라지 않습니다. 5년째부터 하루에 30센티가 자라 2달 만에 15미터가  폭풍성장을 합니다. 성장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땅속 밑으로 깊고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있었습니다. 독서근육을 키운다는 것도 내 안의 부정과 열등감, 실패에 익숙했던 연약함과 싸우는 일이었습니다. 서습관을 만드는 것처럼 글쓰기도 축적의 임계량이 필요할 겁니다. 직장다니면서 글을 쓰는 일은 쉽지 않다 할지라도 일을 해내는 분들을 보며 언제까지 부러워만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여러 책들을 보며 자주 문장에 압도되면서도 손가락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가끔 월척 같은 문장을 건졌더라도 내 삶과 동떨어진 문장은 글자일 뿐이었습니다. 어느 작가님처럼 "힘들게 쓰인 글은 독자에게 쉽게 읽힌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을 쓴다는 것은 '삶을 녹여내는 여정'이란 생각도 듭니다.

 

습관처럼 책을 읽지만 게으르게 글을 씁니다. 음미하면서 치열하게 쓰면 좋을 텐데요. 쓰는 일은 항상 부담스럽지만 안주하지 않는 삶의 태도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다시금 문장이 주는 영감에 마음닻을 놓습니다. 천천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뭉친 육을 풀어주듯 문장에 기대어 생각을 적습니다. 멈추게 하는 문장은 '뭔가 있다'는 신호를 발신합니다. 그 느낌에 호응하며 사진처럼 순간을 남깁니다.


그 문장은 경험과 연결될 때 내 것이 되었습니다. 내게 어떤 영감을 주는지 재생되기를 바라는 기대를 담습니다. 한곡을 계속 들으며 깊이 교감하는 것처럼 문장을 음미하며 새롭게 변주합니다.


일상이 즐거워, 힘들어, 답답해서, 복잡해서도 글을 쓸 겁니다. 먼저 문장을 찾아 왜 문장에 끌렸는지부터 접근할 겁니다. 글감을 모으고 경험과 깨달음으로 버무릴 겁니다.


어제는 브런치 이웃께서 글이 뜸한 이유로 좋은 소식(?)이 아니냐고 하셨습니다. 뜨끔 했습니다. 2월 말에 프로젝트가 마무리되었으니 더 이상 글쓰기를 미루면 안 되겠다는 신호로 여겼습니다. 지인의 한 마디가 나비효과가 되어 글을 다시금 발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책과 연결된 긍정효과입니다. 무슨 일이든 첫걸음 떼기가 어렵습니다. 문장에 기대어 소식 전합니다. ^)^


#문장산책#글쓰기#경험#독서습관#모소대나무

매거진의 이전글 [문장 산책] 사람들은 제게 묻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