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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나 Mar 23. 2023

당신을 드러내는 Meme

격동하는 언어문화

근무하는 출판사의 프로젝트로 작성한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욘케터입니다. 금방이라도 따스해질 듯 여전히 추운 날씨가 지난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쪼록 일교차가 크니 감기 조심하시고, 오늘도 힘차게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밈(meme)에 얼마나 능하신가요? 얼마 전, SNS를 쓱 살펴보고 있는데 본문이나 댓글에서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해서 깜짝 놀랐습니다(누칼협이 뭐고, 중꺾마가 뭔데?). 아무리 시대가 급속도로 변화한다고 한들 직접 보고 듣고 쓰는 것들에 커다란 간극이 생긴 느낌이었습니다.


'밈'이란 동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드러낸 학술 용어입니다. 어렵게만 다가왔던 이 개념은 이제 그 자체로 하나의 쉽고 재미있는 문화가 되었습니다. 특히 언어적인 면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각종 신조어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개중에는 '이게 한국어라고?'싶은 말도 많습니다. 단순히 말을 줄여버리는 행위를 넘어서서 외국어를 직접적으로 도입한 쓰임도 눈에 띄고요. 


때로는 아주 자극적인 말이기도 하고 시각적으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는 이미지이기도 한 밈. 인터넷 용어로만 알려졌던 옛 시절은 뒤로 하고, 현재는 미디어나 출간물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교적인 언어 요소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그야말로 '이런 것도 방송에서 쓰일 수 있다고?'싶을 때도 있는데요.


밈이 유행을 타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신선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든지 적절하게 밈을 활용하면 현재의 내 감정과 상황에 대해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더 나아가 트렌드에 빠삭한 유머러스한 사람으로 받아들여질 때도 있습니다. 반면 부작용도 있습니다. 밈은 특성상 금세 존재감이 휘발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조금이라도 오래된 유행어를 사용하면 자칫 촌스러운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박히기도 쉽습니다. 한 번 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으므로 상황을 적절히 가려서 사용해야 합니다.


언어는 시대를 대변한다고들 하죠. 몇십 년, 어쩌면 수천 년 전부터 언어는 쓰임과 형태를 달리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까마득한 옛 시대 기록물에서도 당시 젊은이들의 언어파괴 현상에 관한 구절을 마주할 수 있는 걸로 보아 현세대의 언어문화만이 잘못됐다고 타박하기만은 힘들 것입니다. 덩달아 마냥 좋기만 하다고도 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죠.


마케터로서 사회 흐름을 바로바로 따라잡지 않으면 안 되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소비성이 짙은 일시적인 밈 문화에서 과연 어떤 건강성을 찾아볼 수 있을지 다소 우려되기도 합니다. 표현 방식과 형태가 상당히 다양해진 건 사실입니다. 과연 시대를 타고 흐르는 하나의 주요 트렌드입니다. 한편으로, 오히려 그로 인해서 우리 고유의 어휘력이 퇴화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야 할 때이기도 하다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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