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발리 BALI
23년 9월 패기 있게 1년간 다니던 회사에 휴직계를 내고 아는 동생들과 창업을 했다.
3개월 동안 정말 열심히 일했다.
잠자는 시간 외에는 일만 했다.
경제적 자유를 이루기 위해 성공만 바라보고 밤낮으로 일했다.
그러나 3개월 차에 번아웃이 왔다.
내가 왜 이러고 있는지 의미를 상실했다.
분명 성공해서 돈 많이 벌려고 했었는데 어느 순간 이게 맞나 싶었다.
재미가 없어졌다. 내가 하는 이 일에서 의미를 못 찾았다.
몸과 마음을 갈아 넣듯이 했었는데 어느새 몸도 마음도 모두 망가져있었다.
밀도 있는 3개월이었지만 고작 이것밖에 안 돼서 현타가 올 정도인가 라는 마음이 나를 괴롭혔다.
같이 시작한 동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 시작했다.
첫 한 달은 거의 집에만 있었다.
내가 왜 이러는지, 뭐 때문에 이렇게 된 건지 하루종일 고민하다 머리가 복잡해지면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를 봤다.
그러다 보니 점점 깊이 있는 생각이 안되고 게임과 무의미한 유튜브 숏츠, 인스타에 시간을 뺏겨갔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
이미 내 의지로는 디지털 디톡스가 어려웠다.
의지로 안되면 내 주변환경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문득 떠올랐다.
외국에서 한 달 살기.
몇 년 전부터 하고 싶었던 버킷리스트였는데 마침 복직까지 한 달의 시간이 남아 있었다.
당장 비행기 표부터 알아보기 시작했다.
주변에서는 굳이 지금? 굳이 발리까지? 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지금 미루면 또 언제 갈 수 있을까? 그리고 주변 눈치를 볼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발리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은 지 채 1주가 안 돼서 표를 끊고 숙소예약을 했다.
(숙소는 여행 전날 예약하기 시작해서 발리 도착해서 마무리했다...ㅎㅎ)
이번 여행을 시작하면서 공항에 앉아 다짐했다.
철저히 고독해지자.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하자.
내면 깊숙한 곳까지 들여다보자.
그리고 삶의 의미를 찾아오자.
그렇게 나는 발리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