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엄마일기_3
남편과 임신과 출산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 건 무려 결혼 전부터였다.
결혼이랑 제도 안에서 출산을 하고 엄마가 되고 싶었기에 연애가 3년을 넘어갈 때쯤 남편에게 먼저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던 것이 시작이었다.
당시 남편은 결혼과 아이에 대한 생각이 많지 않을 때라 고민했지만 결국 내 생각에 동의하여 결혼하게 되었다.
의도치 않은 신혼생활 2년을 보내고 난임병원에 가게 되면서 난임시술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인공수정이 왜 인공수정이 아닌지부터 시험관 시술할 때 배아를 몇 개 넣을지 까지 제가 아는 선에서 남편에게 이것저것 설명을 했다.
내 남편은 다르겠지.
우리가 지금까지 3년이 넘게 임신 이야기를 했는데 설마 관심이 없으려고?
내 남편도 남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인공수정과 시험관의 차이도 모르고 의사 선생님이 간략하게 설명해 주니 그제야 놀라다니..
대사증후군이 있는 남편에게 건강관리를 해야 임신확률이 올라간다고 이야기를 해도 잔소리로 듣고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말하는 남편.
이쯤 되니 정말 임신을 원하는 건지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고 결혼 전과 동일하게 이 결혼에 대한 목적과 우리 가족의 방향성에 대해 다시 이야기하게 되었다.
(이쯤되면 아이를 이미 키우고 있는건지 하는 생각이 듬.)
본인이 노력하지 않았음을 인정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앞으로 노력하겠다는 말을 했지만 여전히 그는 변함이 없었다.
정자검사를 해서 이상이 있다고 해도 천하태평한 걸 보니 남자들은 원래 이런 건가? 싶은 생각이 들면서 내가 나혼자 좋자고 이렇게 임신을 준비하는건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주변 친구들이 난임시술 할 때 이야기 들어보면 남자들은 마지막까지 즐기다가(정자수음) 끝나는데 여자들은 시술 전에 주사 맞고 시술하고 질정 넣고 호르몬으로 몸도 마음도 망가지면서 조마조마해하다가 비임신이 확정되면 슬퍼한다고....
남자들은 그저 즐기기만 한다는 말에 그래도 마음은 안 그렇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내 남편을 보니 다 맞는말이구나 싶었다.
(역시 먼저 겪은 선배님들 말에는 다 이유가 있음)
이런들 저런들 내 남편과 나는 가족을 이루는 운명 공동체로 임신준비를 함께해야 하고 어버버 한 상태로 인공수정 1차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