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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나 최영숙 Sep 17. 2020

해발고도가 높아 공기가 희박한 라파스

루나 세계여행

남미 여행 14/볼리비아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 LA Paz 투어


달의 계곡 Valle de la Luna/마녀 시장 Mercado de la brujas/무릴로 광장 Plaza Murillo/빨간 이블카 탑승



잠이 깨어 커튼을 열고 창밖을 보니

멀리 보이는 언덕에 안개가 자욱하다.

라파스의 아침이다.


숙소에서 보이는 라파스 시내


볼리비아 라파스는 행정수도이다.

사법상 수도는 대법원이 위치한 수크레.

오목한 형태의 넓은 분지 지형으로

언덕 꼭대기까지 붉은 집이 가득 찼다.

남미 수도 중 가장 높은 해발고도에 위치해 있다.(3,250~4,100m)


구글지도 편집
라파스의 대중 교통(케이블카)


오늘은 칠레로 떠나기 전 하루 자유 일정이다.

아침이라 시내는 출근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콤비 또는 콜렉티보라 불리는 자동차가

도로변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을 태운다.

봉고차를 개조한 차로 원하는 곳에서 내릴 수 있고.

차 앞에 적힌 주요 목적지를 보고 타면 된단다.


높은 지대 절벽 끝자락이 드러나

금방 모래가 흘러내릴 것 같은데 아무런 조치가 없다.

도시인 것은 맞으나 지나는 곳이 천차만별이다.


라파스


달의 계곡 Valle de la Luna 트레킹


Valle de la Luna, 달의 계곡이다.

나의 닉네임 루나 Luna를 여기서 또 만난다.

미의 자연을 숭배하는 원주민 문화에서 태양과 달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

가는 곳마다 나의 닉네임 루나가 따라다닌다.


오랜 침식으로 형성된 건조한 계곡.

식생이 분포하지 않는 아주 메마른 땅이다.

울퉁불퉁한 표면이 달 표면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 달의 계곡.

  

달의 계곡을 안내하는 현지 가이드


트레킹 시작하고 첫 번째 쉼터에서

김밥 보따리를 풀었다.

아, 너무 맛있다. 꿀맛!

꿀맛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한 순간이다.


입에 닿는 순간 확 풍기는 냄새.

초등학교 운동회 때 먹던 그 김밥 향이다.

쫀득한 삶은 달걀도 한입에 해치웠다.

현지 가이드도 김밥 세례에

설명을 멈추고 잠시 합세다.


어제저녁 오랜만에 한식 식당을 찾았다.

한인 가족끼리 운영하는 식당이다.

불고기, 나물, 김치, 된장 등 입에 착 붙어

정말 맛있게 먹었다.


식당 주인께서 달의 계곡에 가서 먹으라고

아침 일찍 김밥과 삶은 달걀을 주셨단다.

숙소로 배달을 왔었나 보다.

아마도 인솔하는 미스터 문의 센스인 듯...

달의 계곡에서 한식 도시락이라니.


식당을 운영하시는 그곳 한인 가족.

쾌활하시고, 말씀도 잘하시고, 음식 솜씨 좋으시고.

이먼 타국에서... 참 대단한 분들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다.


이제 배도 채웠으니 달 탐색 들어가 보자.

칠레 달의 계곡보다는 작다는데...

전망대 주변을 도는 짧은 코스도 있지만

우리는 1시간 코스로 트레일을 따라 걸었다.


달의 계곡


피리 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체크무늬 숄을 두른 노인장께서

홀로 남미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원주민의 영혼의 소리, EL Condor Pasa...

잉카제국 잉카인이 신성시한 하늘의 콘도르.

콘도르의 자유를 갈구하는 애잔한 피리 소리.

멀리서 울려오는 피리 소리가 계곡을 울린다.

콘도르와 콘도르를 믿고 있는 그들에게

하늘을 날아다닐 자유를 주소서.

그리고 영원한 안식을...

번성했던 잉카인의 후예를 또 여기서 마주한다.


멀리 보이는 연주자와 사진가(젊은 일행 중)


침식에 견디고 남은 키 큰 바위가

드문드문 불쑥 나타난다.

높이 10m를 넘는 것도 있다.


가뭄 끝에 집중 호우가 흐르며 깎아 세운 듯 세로줄이 깊게 파인 진흙으로 빛은 바위.

풍화에 시달려 지형의 굴곡이 심하다.

금덩이에 눈이 먼 스페인의 침략으로 500년 잉카제국을 잃은 그들의 역사처럼.


달의 계곡 큰 바위


계곡이 은근히 울퉁불퉁 험하여 트레일 아닌 곳은 들어가면 위험하다.

건조하여 풀을 구경하기 힘든데 꽤 큰 선인장이 눈에 띈다.

뜨거운 땡볕 아래 땀 흘리며 걷다가 모두 앉아 쉬는데

젊은 시절 발레로 몸을 다진 사모님께서 훌륭한 요가 포즈를 선보여 한바탕 웃음을 날다.


달의 계곡 선인장


트레킹을 위한 트레일
공원 밖의 바위 모습


달의 계곡을 빠져나오는데

붉은색을 띤 달의 계곡 주변 산지와

바싹 마른 하천이 보인다.

어라, 앞에 가는 버스가 현대 버스이다.


시내 로 나오는 길에 만난 현대 버스


무릴로 광장 Plaza Murillo에서


독립 운동가 무릴로의 동상이 있다.

그의 이름을 따서 아르마스 광장이 무릴로로 바뀌었다.

규모가 작다. 대통령궁, 국회 의사당, 성당 건물이 광장을 둘러싸고 있다.

비둘기가 떼 지어 나니 정신이 없다.

비둘기 떼를 피해 대통령궁 쪽으로 숨었다.

제복을 차려입은 호위병들이 무척 친절하게 여행객을 대한다.

사진도 함께 찍으며.


국회의사당과 성당


라파스 언덕길 체험.

좁은 언덕을 오르며 헉헉헉.

경사도 있지만 고도가 높아 숨이 차다.

골목은 들어가니 하늘이 빠끔 이 보인다.

베란다에서 손을 뻗치면 옆집에 닿을 듯하다.

뒤 돌아보니 맞은편도 산꼭대기까지 집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마녀 시장(Mercado de la brujas)


버스가 경사진 골목길을 어렵게 올라왔다.
그리고 간신히 정차하고 버스에서 내렸다.


마녀 시장.

질병이나 주술과 관련된 물품을 팔던 시장.

문득 눈에 띄는 박제한 새끼 알파카.

눈치 보여 사진을 찍지는 못하고 지났다.

묘한 기분으로 마녀 시장을 구경한다.

주술 용품은 아직도 많이 진열되어 있다.

아직도 주민 생활과 밀접한 물건인 듯...


고집은 보이나 속을 알 수 없는 순한 표정에

묵묵히 하루를 견디는 듯한 그들.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없는

주민들의 현재 생활을 시장에서 잠시 엿다.


길바닥에 과일과 야채.

청포도, 살구, 무화과, 사과, 옥수수 등.

우리가 먹는 것과 똑같다.

바닥에 널브러진 우리도 흔히 먹는 옥수수.

옥수수의 원조는 이곳 아메리카이다.


주술 용품
노점상 과일과 옥수수


라파스 빨간 케이블카 탑승


대중교통 수단인 시내버스 역할을 하는 케이블카.

케이블카로 동서남북 연결되어 있는 수도 라파스.

가장 낮은 곳과 높은 곳의 고도차가 약 1,000m.

심한 고도차, 출퇴근 교통 체증, 좁고 경사진 골목.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설치되었다.

빨강, 초록, 노랑 케이블카.

노랑은 오르고, 초록은 내려가는 선이라 했던가.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


우리는 빨 케이블카를 탔다.

빨간색은 알토 AL Alto(4,095m)까지 왕복선이다.

중간 정류장 3개인 걸로 기억하는 어디에서 내리든 요금은 같다.

우리 돈으로 500원 정도.

우리에게는 저렴하나 시민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케이블카 승하차장과 중간 정류장 모습

케이블카가 공중으로 올라가니

순간에 시내 전경을 비롯해 모두가 발아래이다.

케이블카가 마지막 직각 바위 절벽을 오르는데

바위틈에 낀 사고당한 자동차가

언제부터인지 아직 그곳에 박혀있었다.


라파스 케이블카
케이블카에서 보이는 라파스 시내 모습


멀리 눈 덮인 안데스 산지도 보인다.

붉은 집들이 언덕을 빼곡하게 메우고 있다.

평지부터 언덕 꼭대기까지

온통 붉은 집이다.

도로, 자동차, 건물들이

장난감처럼 작게 보인다.


전망대에 오르면 야경이 아름답는데

밤에 오르지 못한 것이 아쉽다.

밤거리가 무서워 나가지 못했다.




오늘 저녁은 삼겹살 파티이다.

어제저녁에 밥을 먹은 그 식당에서.

너무 늦게 왔나.

예약한 한국인 식당을 찾았는데

셔터가 굳게 닫혀 있다.


연락을 하니 사장님이 바로 나타나셨다.

음식은 이미 다 준비해 놓으시고

이곳은 저녁 7시면 대부분 셔터를 내린다고.

어둠이 내리면 약간 긴장하는 동네라는 말씀.

한 번도 무슨 일 일어나지 않고 여기까지 왔기에

어떤 이야기를 들어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삼겹살, 된장찌개, 김치, 나물들, 찰기 있는 밥.

참 오랜만에 먹는 입에 붙는 음식들.

어제에 이어 한식으로 행복한 저녁이다.

정~말 맛있게 먹었다.

음식 솜씨가 아주 좋으시다.

(코리아 타운 식당)


어두 컴컴한 길을 일행에서 떨어지지 않고 조심히 호텔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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