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을 쓴다. 사실 글은 매일 쓰고 있다. 쓰는 장소를 바꾸었을 뿐. 그동안 쓰던 브런치가 아니라 네이버 블로그에 매일 글을 올리고 있다. 내가 올리는 건 간단한 인증 기록이다. 내가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특히 그냥 아무 시간이나 카운트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 항목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데일리 피드백을 하고 있다. 그리고 네이버 블로그의 특성상 정보를 전달해야 하기에 정보성 글도 적으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그런가 간단하게 적으려고 하지만 내용은 자꾸만 추가가 되고 글 쓰는 시간도 길어진다. 원래 목표는 블로그 글 발행하고 브런치 글도 발행하려고 했지만, 생각처럼 시간 내기가 쉽지 않아 블로그 글 발행하기만으로도 벅찬 하루를 살고 있다. 근데 이제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현재 시각 6시 55분 고요하게 거실 테이블에 혼자 앉아서 글을 쓰고 있다.
이렇게 된 건 방법을 조금 바꾸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브런치 글을 1시간 동안 매일 쓰던 때가 있었다. 그전에도 시간이 나지 않아서 글을 매일 쓰지 못했는데, 아침 루틴의 순서를 바꿈으로써 가능해졌다. 원래 운동을 하고 시간이 남으면 글쓰기를 하겠다고 생각했지만, 운동을 하고 나면 글쓰기 시간이 나지 않았다. 운동을 30분만 하려고 하는데 하다 보면 길어졌기 때문이다. 뭐 늦게 일어났을 때도 못하긴 했고. 여러모로 시간이 나지 않아 매일 글쓰기를 할 때는 글쓰기를 먼저 했다. 꾸준히 글을 썼다. 아주 뿌듯했다. 하지만 글을 쓰고 보니 또 운동할 시간이 나지 않는 거다.
나에게 운동은 다이어트를 성공하게 해 준 고마운 존재를 넘어 나를 살게 해주는 원동력이었다. 지난 세월 우울증으로 고생하며 죽고 싶다는 생각을 달고 살던 나를 '살고 싶다, 그것도 잘 살고 싶다'라고 바꿔준 일등 공신이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운동을 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기력했던 나를 꾸준히 무언가를 했다는 성취감을 만들어 줬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후회만 하던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는 멋진 나를 만들어 줬다. 꾸준히 운동하며 쌓은 작은 성공은 다른 도전까지도 시도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게다가 몸까지 건강하고 멋진 몸매까지 주었던 아주 고마운 존재였다. 나에게 운동은 우울증 치료제였다. 하지만 글을 쓰느라 운동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우울증이 심해져 버렸다.
한동안 심각한 우울증과 번아웃으로 글쓰기마저 내려놓게 되었다. 육아휴직을 하며 알차게 시간을 보내겠다고 4~5시간 수면을 취하면서 이런저런 많은 활동을 해왔다. 낮동안 가만히 앉아있던 적이 없었다. 계속 움직이고 활동했다. 마음은 계획했던 대로 하고 있으니 행복했지만 내 몸은 힘들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내 몸은 내가 이러다 죽겠다 싶었는지 모든 것을 내려놓게 만들었다. 나보고 좀 쉬라고. 그리고 잘 쉬었다. 잘 쉬고 나서 다시 시작은 너무 어려웠다. 시도하다가 멈추고 시도하다 멈추고를 반복했다. 그래도 이렇게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이렇게 21일 도전을 성공했다.
성공 습관을 만들려면 100일이 필요하다. 이건 동서고금을 통틀어 예로부터 전해져 오는 진리다. 우리나라에도 있다. 바로 단군신화다. 100일 동안 곰이 쑥이랑 마늘을 먹었더니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 100일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뇌 회로를 구축하는 데 드는 시간이다. 아주 과학적인 습관을 만드는 방법이다. 습관을 만들려면 반복 또 반복할 수밖에 없다. 의심 없고 생각 없이 지속적으로 행하는 반복만이 무의식적으로 자동적으로 행동하는 습관을 만든다. 하지만 처음부터 100일 도전을 목표로 한다면 나가떨어지고 만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우리 몸은 새로운 행동을 하면 3일은 동기를 부여해 주는 호르몬이 나오는데 그게 3일이 지나면 떨어진다. 동기부여가 안되니 작심삼일로 끝나고 마는 거다. 방법은 하나다. 작심삼일을 계속하는 것. 동기를 부여해서 계속하면 습관이 되는 거다.
성공습관을 만들기 위해 100일이 필요하다고 100일간 도전하다 보면 실패하기 쉽다. 그래서 나는 중간중간 성공 허들 2개를 넣었다. 하나는 21일 성공 습관이고, 다른 하나는 66일 성공습관이다. 습관을 바꾸려면 최소 21일은 해야 한다는 의미다.
미국의 성형의사 존 맥스웰이 1960년대 <성공의 법칙>에서 사고로 사지를 잃은 사람이 잘린 팔과 다리에 심리적으로 적응할 때 21일이 걸린다고 '21일의 법칙'을 처음 발표했다. 추후 연구를 통해 21일은 생각이 의심·고정관념을 담당하는 대뇌피질과 두려움·불안을 담당하는 대뇌변연계를 거쳐 습관을 관장하는 뇌간까지 가는데 걸리는 최소한의 시간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그래서 100일 도전의 중간에 한 개의 허들을 추가했다.
하지만 최근 연구를 보면 21일 습관 형성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게다가 런던대학교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습관이 형성되는 데 평균 66일이 걸린다고 한다. 그래서 66일 성공습관도 허들로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