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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 Jan 27. 2021

비읍 아래 사는 사람들

외롭다

고립이다

숨을 뱉어낼 때마다

단어 밑에 웅크린 비읍 받침이 입속에 집을 지었다

아무도 들어올 수 없고,

나도 나갈 수 없는,

그런 집



등을 켜면

보이는 건

그림자

손을 펴면

그 사이로 이름들이 비켜갔다

잠깐, 우리, 혹시, 만약,

이음 절 아래 쓰러져가는 새끼손가락



나는 거기 있었던 것 같은데

거기가 어딘지 모르겠어

비읍 아래 사는 사람들

몸을 욱여넣고

팔은 걸쳐놓은 채

이름을 기다리는 사람들



혓바닥으로

조심스레 입천장을 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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