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성전자 Jun 25. 2020

맛있는 음식 먹고 현생에 집중할 것

13주차 요리

0615 MON

한국 친구가 준 커피와 빵으로 아침을. 별 게 아닌 이 조합이 너무 좋은걸!

얼큰한 게 땡겨서 라면을 끓였다. 얼큰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은 게 얼마만인지. 한국 돌아가면 아재 입맛을 충족시킬 모든 걸 먹을 것이야.

Brandt 과자와 버터, 올리브와 모짜렐라 치즈. 올리브와 모짜렐라 치즈의 조합은 말할 것도 없고, 귀여운 식빵 모양의 바삭바삭한 Brandt 과자.


Brandt는 신기하게 생겨서 사 왔는데, 친구한테 물어보니 어릴 때 아프면 엄마가 줬던 음식이라고 한다. 몇 번 먹고 화장실을 왔다 갔다 해서 왜 그런가 했더니 아플 때 먹는 음식이구나. 만들 때 들어간 재료를 보니 각종 시럽과 꿀이 들어갔다. 좀 달달한 편인데, 다음에는 락토프리나 저당 버전을 사봐야지. 버터랑 먹는 이유는 식빵 모양이니까.


0616 TUE

건강한 아침을 맞이하는 모습. 아침으로 뮤즐리를 먹은 이후부터 아침 걱정이 사라져서 좋고, 포만감 있어서 좋고, 필요한 영양을 보충할 수 있어서 좋다.


사과와 바나나 반 개씩을 잘라서 넣는다. 캐쉬넛, 아몬드, 호두, 치아씨드, 해바라기씨, 오트밀, 우유나 두유를 먹고 싶은 만큼 넣는다. 견과류는 칼로리도 높고 포만감도 있어서 좋은데, 너무 많이 넣으면 장기적으로 먹을 때 의도치 않게 체중이 늘 수 있기에 조절해서 먹어야 한다. 건강한 아침을 맞이하려는 세상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아침 뮤즐리!


0617 WED

친구랑 만들어 먹은 가지볶음. 차가운 가지무침이 먹고 싶다는 생각으로 아무런 계획 없이 큰 가지 두 개를 사놓았다. 상하기 전에 요리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여러 가지 레시피를 찾아보았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레시피대로 만든다면 좋겠지만, 재료가 충분하지 않았다. 맛술도 올리고당도 결정적으로 고춧가루가 없었다.


결국 엄마에게 SOS를 청했다. 사실 엄마의 레시피가 내가 가장 먹고 싶은 가지무침의 레시피였겠지.


먼저 큰 가지 두 개를 반 원 모양으로 잘라서 소금에 절인다.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양파를 볶는다. 양파가 노릇하게 익으면 물을 뺀 가지를 팬에 넣고 같이 볶는다. 굴소스 한 숟가락, 간장, 후추를 넣어서 간을 한다. 마지막으로 다진 마늘을 넣어서 풍미를 강하게 한다. 가지가 물렁물렁해질 때까지 익히면 완성이다.


한식을 만들 때마다 '실패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으로 긴장해서 요리하곤 했는데, 가지볶음은 만드는 과정도 재밌고 쉬울 뿐 아니라 너무 인상 깊은 맛이었다! 역시 인터넷 레시피보다 한 수 위인 엄마의 레시피.

사진을 보다가 군침 돌아서 만든 참치 샐러드. 로메인 상추 한 통과 양파 반 개를 먹기 좋게 잘라서 보울에 담는다. 참치 한 캔은 기름을 적당히 남겨서 샐러드에 추가한다. 여기에 소금, 후추만 추가하면 완성이다. 만드는 과정은 잘라서 추가하는 과정밖에 없지만, 맛은 일품이다. 아삭하고 감칠맛 도는 샐러드가 입 안을 감싼다.


올리브와 모짜렐라도 먹고 싶어서 샐러드에 추가해서 먹어봤다. 모짜렐라는 별로였지만, 올리브를 추가하니 더 짭짤해지면서 샐러드의 완성도가 높아졌다. 레시피를 응용하는 것 같아서 새삼 스스로가 대견했다!


샐러드 한 냄비, 치즈와 먹는 빵.


요즘 나의 메뉴 루틴은 이렇다. 아침은 뮤즐리, 점심은 파스타나 밥이나 빵, 저녁은 샐러드 또는 간단한 빵. <뮌헨에서 자취하기> 매거진을 시작할 때의 목표인 몸의 밸런스를 맞추는 과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에 뿌듯하고 놀랐다!


0618 THU

Brandt에 완전히 빠졌던 하루. 오랜만에 해먹은 토달볶, 그리고 빠질 수 없는 Brandt. 그 사이 요리 실력이 조금은 늘었는지 쉽게 만든 토달볶의 맛은 전보다 좋았다.


달걀 두 개와 토마토를 준비한다. 중불로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토마토를 익힌다. 달걀을 보울에 풀고 소금, 후추, 굴소스 약간. 토마토 한 면이 노릇하게 익으면 불을 약불로 줄이고 달걀을 넣는다. 팬이 긁히지 않게 살살 볶아주면 완성! 달걀물에 우유를 넣을 때에는 팬에 버터를 녹이고, 우유를 안 넣을 때는 올리브유를 사용한다. 작은 차이이지만, 간단한 토달볶을 내 입에 맞게 완성시킨다는 생각이다.

배는 안 고프지만 저녁은 먹어야 할 것 같아서 간단하게 Brandt와 잼, 올리브와 모짜렐라 치즈로.


0619 FRI

사과와 바나나 반 개씩. 아몬드, 캐쉬넛, 호두, 해바라기씨, 치아씨드, 초코 오트밀까지 탈탈 털어 넣기. 그리고 우유 대신 아몬드 우유를 넣었다. 초코 오트밀과 아몬드 우유의 조합이 꽤 잘 어우러진다.

친구랑 즉석으로 해먹은 건강한 버전의 맥 앤 치즈. 먼저 계란후라이를 하나씩 만들었다. 계란후라이는 언제 먹어도 맛있다. 그리고 파스타를 9분간 끓는 물에 익힌다. 개인적으로 파스타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먹는 것처럼 심지가 약간 느껴지는 알단테가 좋다. 라면의 꼬들면이 좋은 것과 같은 기준이랄까?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파스타, 콩 통조림, 치즈를 넣는다. 다진 마늘도 조금 넣고 후추, 소금으로 간을 하면 완성. 역시나 만들기는 간단한데 굉장히 감칠맛 나고 맛있다. 친구가 요리할 때는 어떤 요리를 해도 즐겁게 해서 그런지 간단하고 쉬워 보인다. 이게 바로 요리 고수와 하수의 차이인가 보다.


0620 SAT

이번 주 International dinner의 컨셉은 프랑스식이다. 대파 피자, 삶은 토마토 고기 요리, 감자 파슬리 요리, 삶은 계란 요리. 혼자 준비하느라 고생 많이 했을 친구를 생각하며 다들 작은 것들을 준비해왔다. 프랑스식이어서 와인을 들고 갔는데, 다들 같은 생각이었는지 두 병이나 더 놓여있었다. 눈치게임 실패. #_#

너무나 맛있었던 사과파이. 옆에서 도와준 이탈리아 친구가 사과 10개를 깎느라 힘들었다며 생색내는 모습이 귀여웠다.


0621 SUN

갑자기 꽂혀서 만든 당근 케이크. 친구가 오븐이 있는 덕분에 뮌헨에서도 마음껏 베이킹할 수 있어서 좋다.


레시피는 보니키키 작가님의 <달콤 촉촉, 가벼운 당근 케이크>를 참고했다. 통밀가루 1컵, 일반 밀가루 1컵 1/4, 베이킹파우더 4 티스푼, 계핏가루 3 티스푼, 소금 1 티스푼, 두유 1컵, 바닐라 설탕 1 티스푼, 설탕 1컵, 올리브유 1/2컵, 당근 갈아서 2컵, 호두 으깨서 1컵. 오븐을 175도로 예열해둔 상태에서 모든 재료를 섞는다. 재료가 잘 섞였다면, 오븐에 넣고 50분! 오븐에서 고소하고 달달한 당근 케이크의 황홀한 냄새가 흘러나온다. 


꺼내서 열을 한 번 식힌 후에, 약간 바삭한 식감 위에 크림치즈 올려서 먹기! 아, 이 맛이지! 얼마 전부터 먹고 싶었던 한국 당근 케이크의 맛을 그대로 재현했다. 기특하다, 나 자신! 나눠준 친구들도 너무 맛있다며 성공적이라고 축하해줬다.


다음번 당근 케이크를 구울 때에는 호두는 더 크게 으깨고, 당근은 1컵이나 반 컵 더 넣고, 설탕은 반 컵 덜 넣어야겠다고 정리했다. 그리고 아예 짠 케이크나 건강한 케이크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베이킹에 더욱 욕심이 나는걸?

당근 케이크를 로메인 참치 샐러드랑 같이 저녁으로 먹었다. 맛있는 케이크를 먹으니 마음까지 힐링되는 기분이었다. 아주 좋아!

매거진의 이전글 친구들과 International Dinner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