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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델링 May 25. 2022

166 게으른 이의 변명은

모모스 커피- 부산 시그너츠 블렌드

작가님의 꾸준함이 '재능'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쌓인 글은 책으로 탄생하기도 합니다. 작가님의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세요:)


 대여섯 권의 책을 늘어놓고 오늘은 꼭  읽어야지 다짐한다. 시간이 없어서 완독 할 수 없더라도 틈틈이 읽자, 단 5분이라도 읽자. 아무리 바빠도 5분의  여유가 없을까. 읽기를 원하는 마음과 반대로 몸은 소파에 비스듬히 기울어진다. 폰을 들고 영상을 본다. 아뿔싸, 한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책 읽을 5분은 없어도 생각을 비운다는 명목으로 포장된 영상 시청시간은 늘어만 간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돌아다니다 지치면 책을 든다. 피곤해진 눈이 책의 활자를 받아들일 리 없다. 각설하고 오늘도 책을 읽지 않았다. 그래서 또 쓰지 못했다.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고 꾸준히 쓸 것이라고 단언한 브런치팀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게으른 이의 변명이다.


 오늘의 커피는 모스 블렌드 커피. 라질 85%, 에티오피아 15% 블렌드 원두다. 따갑게 내리쬐는 햇볕을 듬뿍 받고 여문 열매의 고소함이 가득하다. 하고 깔끔한 쓴맛이 좋다. 물기 없는 나무의 부드럽고 강단진 단맛이 있다. 거칠고 투박한 바디감은 에티오피아 원두의 화사한 산미에 가려져 단정한 느낌으로 변한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타인과 세상에 관대함을 보여주는 넉넉한 마음의 소유자 같다.


 브런치팀의 알림은 정신줄 놓은 게으른 이의 채찍이 되었다. 매일 조금씩 반복해서 쓰자, 메모하는 습관을 유지하자, 틈틈이 읽고 지속적으로 읽자, 그런 흔한 다짐을 새롭게 하게 한다. 오늘은 한 줄 메모로 이렇게 쓴다. 나의 작은 장점을 연마하자. 하고 싶은 걸 찾지 못했다는 푸념은 그만하자. 더 이상 헤매지 말고 당장 펜을 들고 글을 . 글에 대한 욕망은 있으되 노력하지 않는 록의 그늘에 앉아 오늘의 커피를 마시며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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