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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미 Feb 06. 2023

여덟살 아이의 엄마가 사랑을 전하는 방식

2023년 2월.

하준이는 여덟살이 되었고 한 달 후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이 문장을 적고 있자니 아이가 이만큼이나 자라난 것이 새삼스럽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내 눈엔 여전히 아기 같기만 한 녀석이 학교에 입학한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나밖에 모르던 내가 나보다 아이를 먼저 생각하는 삶이 자연스럽다. 제법 엄마의 역할에 익숙해졌고 아이는 그러는 사이 훌쩍 자라있었다.      



 쉽게 잠들지 않는 아기를 어쩌지 못해 매일 품에 안고 토닥이던 습관은 여전히 몸에 익숙하게 남아있어서 나는 지금도 아이를 자주 포옥 끌어안는다. 팔다리가 품에 쏙 들어오던 자그마한 몸은 이제 훌쩍 자라버려 어색하기 짝이 없지만 아이를 끌어안을 때 느껴지는 사랑은 지나온 시간만큼 짙어졌다.     



 아이와 부모의 사랑은 한 치의 의심도 할 필요 없이 너무도 맑고 깊은 것이라서 서로 살을 맞대는 것만으로도 쉽게 전해진다.     




아이가 말했다.   

  

 “엄마! 나는 엄마랑 이렇게 꼬옥 끌어안는 게 진짜 좋아요. 엄마한테 혼나고 난 뒤에 엄마가 안아주는 것도 좋아요. 그래서 혼나는 건 나한테 좋은 일이에요.”    

  

그러고는 소리 내서 웃는다.

혼나는 게 좋은 일이라고 말하는 아이러니가 자기에게도 웃겼나 보다.  


    

언젠가는 수염이 거뭇거뭇 나고, 목소리도 굵어져 내 품에 쏙 들어와 안기는 것이 일상이 아닌 특별한 일이 되겠지만, 그때가 되면 나는 다른 방식으로 사랑을 전해야 하겠지만,     


그전까지는 오래오래 살을 부비고 품에 안으며

엄마가 너를 아주 많이 사랑한다는 사실을 매일매일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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