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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학자의 책장 Apr 11. 2020

Theory of Everything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엔드류 포터]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The theory of light and matter


안녕하세요. 공학자의 책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다들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신지요. 안녕하냐는 인사가 참 고맙게 느껴지는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야외 활동이 줄어들다 보니 자연스레 예전보다 책을 읽는 시간이 더 늘어난 것 같은데요, 저도 이번 기회에 여러 새로운 작가들의 작품을 읽어보다가 혼자 알고 있기 너무 아까운 책이 한 권 있어서 이렇게 영상을 찍어 봅니다. 


제가 오늘 소개드릴 책은 엔드루 포터의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입니다.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은 10개의 이야기가 실린 단편집으로 짧고 간결한 문장, 섬세한 구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감정적이지 않은 담담한 문체로 제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습니다.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에 수록된 단편의 주제는 다양하지만 이들은 공통적으로 한 개인의 삶을 영원히 바꿔버린 과거의 파편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개인의 삶을 바꾼 사건이라고 하면 어떤 거창한 사건을 떠올리기 쉽지만 책에서는 그렇게 특별한 사건이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긴 시간이 지나고 나서보니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그 일로 내 삶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음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누구를 탓할 수도 없고 되돌릴 수도 없습니다. 소설 속 인물들은 그리움, 죄책감, 상실감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단편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은 물리학과 교수 로버트와 수강생 헤더 사이의 정신적인 불륜을 다루고 있습니다. 


로버트는 어떤 이유에선가 아무도 풀 수 없는 방정식을 시험문제로 제출하고 모든 학생들이 풀이를 포기하고 떠납니다. 하지만 헤더는 어떤 이유에선가 시험이 끝날 때까지 남아있었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그들은 로버트의 아파트로 가 차 한잔을 마시며 그날의 시험과 학업과 일상을 이야기합니다. 


그날 저녁 우리는 그의 거실에 앉아 물리학에 대해, 디랙과 그의 방정식의 근원에 대해, 우리 자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로버트는 내 삶 – 내 가족과 친구들, 내가 자란 코네디컷의 작은 마을 – 에 진지한 관심을 보이는 듯했다. 그리고 그에게 얘기를 하는 동안 나는 가슴속에서 따뜻한 일렁임을 느꼈다. 그것은 내 또래 남자들과 있을 때 느껴지는 열뜬 흥분과는 또 다른 종류의 감정, 좀 더 부드럽고 포괄적인 온기였다. 


그러나 시간이 늦어지고 저녁이 다가오자 헤더는 어색함을 느끼고 로버트의 집을 나왔고 그들이 다시 만나기까지는 수개월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 사이 헤더는 기숙사 파티에서 의대생이자 수영선수인 콜린을 알게 되고 그와 데이트를 하고 둘은 급격히 가까워집니다.


돌이켜보면 콜린은 로버트가 아닌 모든 것이었다 – 말하자면, 그는 젊고 잘생기고 뻔뻔스러울 만큼 고집이 셌고, 세계에 대한 건강한 낙관이 가득했다. 


콜린은 상당히 멋진 사람입니다. 소년 같은 순수함을 지니고 있고 스포츠를 좋아하고 똑똑하고 긍정적이고 그리고 의사라는 전도유망한 직업을 얻을 것이 거의 확실한 그런 사람입니다. 


기숙사 방의 희미한 불빛 속에서, 그가 언젠가 내가 결혼할 남자가 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느낌과는 아주 다른 감정이다. 나는 내가 그를 사랑하는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잠든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내가 남은 생을 그와 함께 보낼 수 있으리란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그와 함께하면 그런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리란 것을, 불행하지 않을 수 있으리란 것을, 나는 알았다. 


이렇게 콜린과 함께하기를 마음먹었을 이때, 헤더는 로버트로부터 연락을 받습니다. 그들은 소극장에서 함께 영화를 봤고 로버트의 집에 들러 와인을 좀 마시면서 영화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 봐야 단 둘이 보낸 두 번째 시간이었고, 우리의 공식적인 첫 데이트였는데도, 그와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나  빨리 편안하고 평온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난다. 마치 평생토록 어떤 깊은 방식으로 그를 알아온 것 같았다. 


그날 저녁 헤더가 기숙사로 돌아왔을 때, 콜린은 기숙사에서 헤더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가 나를 너무나 충실하게 기다려 줬기 때문에, 혹은 그가 내게 어디 있었냐고 묻지 않았기 때문에, 혹은 그가 나를 꽉 껴안았을 때 나 역시 그를 누구 못지않게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나는 그날 밤 그와 사랑을 나누기로 했다. 이제 내 미래를 엮어낼 복잡한 요소들은 그 이전과는 전혀 달라질 터였다. 


그럼에도 헤더는 로버트와의 만남을 정기적으로 이어갔습니다. 그들은 종종 로버트의 아파트에서 만나 순수하게 물리학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인슈타인, 닐스 보어, 하이젠베르크 같은 물리학의 영웅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그 과정에서 헤더는 로버트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됩니다. 그의 젊은 시절, 그의 아내 같은…


그리고 언젠가부터 그들은 더 이상 물리학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스러진 사랑들, 부끄러운 유년의 순간들 같은 우리 삶의 좀 더 내밀한 사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헤더는 로버트에 대한 자신의 사랑에서 죄의식을 느낍니다. 


사실 나는 로버트가 우리 관계에 대해 나처럼 죄의식을 느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의 우정을 다음 단계로 가져가는 것에 대한 그의 양면적인 감정은, 그로 인해 훗날 내가 자신에게 분개할지도 모른다는 깊은 두려움에서 비롯되었던 것이 분명하다. 

 “당신이 언젠가 이런 만남을 되돌아보며 나를 미워하게 될까 봐 두려워요.”

나는 그를 보았다. “내가 두려운 게 뭔지 알아요, 로버트?” 나는 그의 손을 만지면서 말했다. “나는 내가 당신을 미워하지 않게 될까 봐 두려워요.”


헤더는 콜린과의 만남 역시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콜린은 의대 본과를 앞두고 헤더에게 프러포즈했고 헤더는 승낙합니다. 그럼에도 콜린이 원정 경기를 갈 때면 헤더는 로버트의 집으로 향했고 그가 준 열쇠로 아파트에 들어가 그의 소파에 앉아 로버트의 퇴근을 기다렸습니다. 


교수와 학생의 만남은 교칙에 어긋나기에 그들의 만남은 늘 로버트의 집에서 이루어 졌는데요, 어느 날 로버트가 술을 마시러 나가자고 제안 합니다. 헤더와 로버트는 아파트 앞의 작은 술집에서 스카치를 조금 마셨고 헤더는 술에 취해 탁자에 몸을 기대고 로버트의 손을 잡았습니다. 로버트는 조금 불편한 기색을 보였지만 그들은 계속 손을 잡고 물리학에 대해, 로버트와 그의 아내의 별거 생활에 대해, 코펜하겐에서 지내던 시절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그때, 헤더의 눈에 콜린의 뒷모습이 들어왔습니다. 


콜린은 수영훈련 후 팀원들과 한 잔 하고 있었고 콜린이 무심코 바를 둘러보다가 헤더와 눈이 마주칩니다. 


헤더는 잡고 있던 손을 놓았고, 로버트는 일어나 미소를 지어 보이고서 아무 말 없이 문 밖으로 나갑니다. 


우리는 둘 다 차에서 내려 나는 내 기숙사로 콜린은 저편 시내로, 각자 반대편으로, 걸어갔다. 나는 내가 콜린과의 모든 것을 영원히 망쳐버린 게 아닐까 불안해하며, 마음이 아프게도 로버트와 모든 것을 끝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으며, 한밤이 다 가도록 눈물을 흘렸다. 콜린은 새벽 두시쯤 내 방으로 들어왔다. 그에게는 열쇠가 따로 있었다. 그는 내 어깨를 톡톡 두드려 나를 깨웠다. 방안은 어두웠지만 나는 그가 잘 갖춰 입고 내 침대맡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에게서는 맥주 냄새가 났다. 

“내게 약속을 해줬으면 좋겠어.” 그가 말했다.

“뭐든지 말해.”

“네가 그 사람과 무엇을 했든 상관하지 않아. 알고 싶지도 않고. 하지만 다시는 그 사람을 만나지 않겠다고 약속해주면 좋겠어.”

“약속할게.”


이후 헤더는 콜린과 함께 볼티모어로 떠나고 그곳에서 콜린과 결혼합니다. 그녀는 더 이상 돈에 대해 고민할 필요 없이 자신이 선택한 일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얻습니다. 아무도 읽지 않고 아무도 알지 못할 이론을 만들며 지낼 수도 있는 거지요. 


헤더는 콜린과의 결혼을 앞두고 로버트를 한 번 더 찾아가서 자신은 콜린과 결혼을 할 것이고 둘은 다시는 만나지 못할 거라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내일 밤 시간 있어요?”

“로버트 제발요, 제 말을 듣고있지 않잖아요.”

“나는 당신 말을 듣고 있어요. 그리고 지금 당신에게 내일 밤 시간이 있냐고 묻고있지요.”

나는 그제야, 우리 사이에 지금껏 말을 넘어선 교감이 존재했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존재하리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가 훗날 내게 그랬다. 만약 내가 정말로 모든 일을 끝내고 싶었다면 자기에게 전화를 하거나 편지를 썼을 것이라고, 자신의 아파트로 직접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그러나 그날 밤 그의 아파트 밖 거리에 서 있을 때 나는 내가 그와의 모든 것을 끝내고 싶어한다고 믿었다. 그렇게 믿은 것은 그래야 옳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것이 진정 내가 원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가 내게 그런 물음을 던지고 나를 바라봤을 때 내가 대답하지 않은 것은 고집이나 고의적인 거부가 아니었다. 그가 그 순간, 내가 나 자신을 이해하는 것보다 나를 더 잘 이해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후 로버트와 헤더는 종종 편지를 주고받기는 했지만 연락은 뜸해졌고 한 해가 지나기 전에 로버트로부터의 연락은 완전히 끊깁니다. 


그 사이 콜린은 수련의 과정을 밟고 헤더는 수련의들의 아내들과 오찬이나 저녁 모임을 가지고, 호숫가의 집에서 홀로 텔레비전을 보고, 드라마와 게임쇼를 보고, 나보코프의 소설을 읽으며 시간을 보냅니다. 마치지 못했던 학업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봤지만 다시 학교로 돌아가 학업을 끝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파티 자리에서 콜린의 동료로부터 로버트의 죽음을 전해 듣습니다. 헤더는 순간 충격과 슬픔을 숨기지 못했고 콜린은 잠시 양해를 구하고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웁니다. 


그날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그는 나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나는 그제야, 콜린이 아직도 그날 밤 바에서의 일 – 로버트와 내가 손을 잡고 있던 모습 – 을 잊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차 안의 침묵 속에서 나는 거리감을, 몇 년에 걸쳐, 서서히, 우리집의 어둠 속에서 우리 사이에 자라고 있던 거리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날 밤, 나는 뜰로 나가 통곡했다. 나는, 지금도, 콜린이 내 통곡 소리를 들었는지 알지 못한다. 


콜린과 헤더는 동부를 떠나 서부로 이사합니다. 콜린은 이제 풀타임으로 근무하는 의사가 되었고 헤더는 버클리대에서 학위를 따기 위해 공부합니다. 헤더는 조만간 그들 사이에 아기가 태어날 것을 기대합니다. 


이들은 십 년을 함께 했고 그러는 동안 유산, 파산에 가까운 재정 상태, 부모님의 죽음을 함께 겪었습니다. 이제 그들이 함께 해쳐나갈 수 없는 일은 거의 없다고 느껴집니다. 그들은 상대에게 상처 주지 않기 위해 서로의 상처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진실의 고백은 죄책감에서 기인한 이기적인 행위이고 그것을 밝히는 것은 또 다른 상처가 될 뿐입니다. 


시간이 지나자 로버트에 대한 기억도 마음 한편에 놓아둘 수 있게 됩니다. 


나는 그날 로버트에게 저녁 강의가 있다는 것과 아홉 시 무렵이면 그가 돌아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용기를 내기 위해 와인을 좀 마셨고 그런 다음 옷을 벗고 그의 침대 속으로 들어가 누웠다. 나는 그가 집안으로 들어와 거기에 있는 나를, 내 몸을 덮고 있는 시트를, 들어난 나의 맨어깨를 보는 상상을 했다. 

결국, 나는 거의 두시간을 그의 침대에 누워 있었다. 방은 차차 어두워졌고 나는 그가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어쩌면 저녁을 먹기 위해 아내의 집으로 갔을 것이며 어쩌면  그곳에서 밤을 보내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떠나기전 나는 와인을 한 잔 따르고 담배를 한 대 피우고 식탁에 앉아, 눈 속에서 미식축구공을 던지며 노는 바깥 거리의 학생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내 또래였지만, 그 순간 그들은 나보다 한참 어려 보였다. 그리고 그것은 이상한 순간이었다. 로버트의 와인을 마시면서, 거기 어둠 속에 앉아, 결국은, 어쩌면 몇 시간 동안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결국에는 떠나야 하리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이번 리뷰는 유난히 인용이 많네요. 단편을 리뷰하려고 하면 인용을 자주 하게 됩니다. 단편의 플롯이 중요하지만 단편에서 이야기의 설득력이 플롯이 아니라 문장에서 온다는 느낌을 많이 받기 때문인데요. 이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는 헤더도, 콜린도, 로버트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플롯만 보면 헤더가 나쁜 X 같지만요. 


하필이면 로버트와 같이 자기로 마음먹은 날 집에 돌아오지 않은 로버트나 하필이면 로버트와 바에 갔을 때 그곳으로 온 콜린, 이런 것들은 그저 우연에 지나지 않은 사건입니다. 그러나 이런 우연이 삶의 방향을 영원히 바꿔 버립니다.


동시에 한 인간의 삶이라는 것은 단편적이지 않습니다. 한 개인은 여러 가지 모습을 지니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모습은 관계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헤더가 로버트에게 보이는 모습과 콜린에게 보이는 모습은 다릅니다. 로버트와 헤더 사이의 관계에서 로버트가 채워주는 헤더의 빈자리는 콜린이 결코 채워줄 수 없는 것이고 심지어 콜린 앞에서는 존재하지도 않는 부분입니다. 반대도 마찬가지죠. 


한 명의 인간을 온전히 알고 이해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 같습니다. 스스로를 아는 것도 어렵습니다. 저에게는 참 다양한 모습이 있고, 타인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모습도 있는 거 같습니다. 개인의 자아는 스스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나온 타인의 기록, 관계의 축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와 평생을 함께 하기로 마음먹는다는 것은 자아의 획득이라기 보다 기꺼이 많은 것을 내려두는 행위라는 생각도 듭니다. 나의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함께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이죠.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것 중 빛과 물질이 아닌 것은 없습니다.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은 모든 것에 관한 이론이라고 바꿔 읽어도 좋을 거 같습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참 복잡하죠.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 끝없이 일어나고, 그러다보면 가끔 지나간 일을 떠올리며 과거의 자신을 탓하는 그런 날이 있습니다. 그럴 때 한 번 이 책을 펴보시기를 권합니다. 

제가 이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위안 아마도 많은 분들이 공감하며 읽으실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설 속 한 문단을 인용하며 이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모든 물리학자에게, 자기를 넘어서는 수준의 사고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 때가 와요. 자기가 절대 이해하지 못할 수준, 하고 그는 말했다. 가장 위대한 물리학자도, 보어조차도, 그 지점에 도달했지요, 하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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