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는 엄마라는 세계가 열렸구요
무사히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계시겠지요?
저는 이제야 정신이 30% 정도 온전한 기능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온 정신이 아기를 중심에 두고 있다 가끔 저라는 존재에게로 초점이 돌아옵니다.
40살에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은 제가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의 경우에 그렇지 않았다면 미숙한 자아로 이 고된 행위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을 테니까요.
아기는 봐도 봐도 귀엽습니다.
아기와의 세상은 하루가 24시간이 아닌 3시간(현재 아기의 수유텀입니다)으로 돌아가고 똥기저귀와 트림으로 가득 찬 시간이지만 어쩐지 괴롭지가 않습니다. 물론 새벽 2시부터 6시까지의 시간은 고행 X고행의 시간입니다. 그 시간에 거울에 비친 저를 보면 깜짝 놀라기가 당연하다고 여겨집니다.
아기가 태어난다는 건 저를 비롯한 온 가족이 변형되는 놀라운 경험입니다. 이 작은 생명이 모든 에너지를 받아 발하고 있는 듯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동적으로 아기를 사랑하는 듯합니다. 얼마 전 방문한 대학병원에서 병색이 짙은 아저씨의 다정한 눈빛은 그 순간 공간을 따스히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들은 정말 보물을 보는 듯한 관심을 보입니다. 요 작은 3킬로 남짓한 아기의 존재감은 정말 남다릅니다.
아기가 태어나며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여성성에서 확장된 모성이 역전되어 여성성을 때때로 뭉개버리는 아줌마성이 나타난 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제 모습에 신랑보다 제가 더 놀라 부끄럽다는 감정을 오랜만에 느끼기도 했습니다.
비즈니스는 문제해결의 연속이라고 하죠? 10년간 요가원을 운영하는 동안이 그러했습니다. 정말 하루하루가 그랬습니다. 때로는 골치 아픈 문제를 몇 년간 껴안고 있기도 했고 문제들 속에서 유영하는 지경에 이르러 게딱지 안으로 깊이깊이 도망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10년의 시간이 제게는 출산과 육아를 위한 훈련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멘탈이 바스락 거리는 저는 그냥 생명을 키우기에는 너무나 나약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10년의 타파스의 과정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아기가 태어난 지 28일이 되었습니다.
28일의 시간 동안 전에 없던 경험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엔 몰랐던 부모님의 표정과 모습을 만나기도 하고 프사라고는 관심 없던 신랑이 아기사진으로 도배를 하고 일주일간 단톡방에 1이 사라지지 않던 시아버님의 실시간 리액션을 보고 있습니다.
26살 때부터 요가밖에 없던 제 삶이 아기와 함께 춤을 추고 있습니다. 결혼과 출산과 육아는 제 삶을 짓누르고 옥죌 거라고 생각해서 아주 많이 겁이 났었습니다 그리고 가능한 한 미루고 싶었습니다만, 경험하고 있는 지금의 저는 자유롭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들이 모여 생명은 자라나고 있음을 몸소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하는 그 과정은 아름답구나. 생각합니다. 생명을 담고 보살피는 행위야 말로 가장 아름답다고 진심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관심과 사랑과 이해들을 전해주시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합니다. 당장이라도 연락을 해서 수다와 인증샷들을 올리고 싶지만 아기는 그러한 시간을 낼라치면 똥과 오줌을 동시에 싸버립니다.
그럼 모두 건강히 행복하기를 바라며 굿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