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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윤제 Jun 04. 2019

통찰력은 타고나지 않는다

"그 사람의 말을 듣고 그의 눈동자를 관찰하면 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마음을 숨기겠는가?"
(聽其言也 觀其眸子 人焉廋哉) 
- 《맹자》〈이루 상〉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한다. 눈을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이 드러난다는 의미다. 심리학적으로 사람이 무언가 숨기는 것이 있으면 눈빛이 흔들리거나 시선을 회피한다. 또한 언어적인 관점에서 보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이는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요즘도 여러 가지 분야에서 많이 쓰이는 비언어적인 의사소통 이론의 원작자는 맹자다.


눈빛을 보면 사람들의 마음을 정확히 알 수 있다. 마음이 바르면 눈동자가 맑고 바르지 못하면 흐리다. 그래서 맹자는 눈동자를 관찰하고 그의 말을 잘 들어보면 그 사람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절대로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못한다는 것이다. 맹자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으로 호연지기와 함께 지언, 즉 말을 잘 아는 것을 들었다. 상대의 말을 들어보면 그 사람이 어떤 상태인지, 본마음이 어떤지를 정확히 알 수 있다.


맹자가 말로써 사람을 아는 것을 《맹자》 〈이루 상〉에서도 언급했던 적이 있다.

“사람들이 말을 쉽게 내뱉는 까닭은 책임감이 없기 때문이다(人之易其言也 無責耳矣).”

말은 한 사람의 책임감을 알아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척도 중의 하나다. 한자의 믿을 신信은 사람 인人과 말씀 언言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사람에 대한 믿음은 그 사람의 말에서 비롯된다. 책임감 있는 사람은 자신의 말을 무겁게 여기기에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일언천금一言千金, 즉 말 한마디의 무게와 가치를 천금처럼 여긴다는 말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말에 책임을 느끼지않는 사람들은 함부로 말을 남발한다. 듣기에는 그럴듯하지만 전혀 실천이 따르지 않는 사람들이다. 공자는 이런 사람들을 가르치면서 “먼저 행동을 한 다음, 그다음에 말하라(선행기언 이후종지先行其言 而後從之)”고 말하기도 했다. 

사람을 잘 관찰하는 능력이 있으면 사람의 본성과 속마음을 꿰뚫어볼 능력을 얻게 되고, 누구도 그 앞에서 본심을 감추고 속일 수 없다.

공자와 맹자가 말했던 사람을 보는 이런 능력을 ‘통찰력’이라고 한다. 통찰력은 ‘사물을 훤히 꿰뚫어볼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된다. 사람의 경우라면 언행 등의 겉모습으로 드러내지 않는 내면을 보는 것이다. 맹자는 그 사람의 말을 듣고 눈동자를 살펴보는 것이 방법이라고 했다. 공자는 그 사람의 행위와 동기를 살피고, 겉모습으로 드러나는 표식을 살펴보는 것이다. 진나라의 실권자였던 여불위가 편찬한 《여씨춘추》에서는, 이 힘을 ‘관찰하는 능력’이라고 표현했다. 눈앞에 있는 사람이나 사물들의 의지意志와 징조徵兆, 그리고 표상表象을 잘 관찰하면 그 내면을 읽을 수 있고, 앞으로 일어날 일이 미리 보인다는 것이다.


맹자는 평범한 사람들도 얼마든지 사람의 속마음을 읽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한다. 평소에 폭넓은 지식기반과 사고능력을 키우고, 눈앞에 보이는 현상을 잘 관찰하고, 그것을 미루어 깊이 생각하는 습관과 능력을 키운다면 통찰력은 점차 배양될 수 있다. 바로 학이지지學而知之, 즉 열심히 배우고 경험함으로써 알 수 있는 능력이다.


통찰력은 그 무엇보다도 지도자, 혹은 지도자를 꿈꾸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다. 단순히 지식만 많다고 해서, 리더십이 뛰어나다고 해서 훌륭한 지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기 능력을 과신하면 독단에 빠지고, 독단은 자신은 물론 조직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기도 한다. 지도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을 제대로 볼 줄 아는 능력이다. 그리고 상대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만드는 능력이다. 뛰어난 사람을 선발하고, 그의 장점과 능력을 잘 발휘하게 하려면 사람을 꿰뚫어볼 수 있는 통찰력이 필수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모든 분야에 통달한 사람은 없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다각화되고 복잡다변화된 세상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러한 때 자신의 능력을 내세우기보다는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고, 그들의 장점과 능력을 잘 살리는 태도가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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