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성장하는 것

데미안 - 헤르만 헤세

by 자애

청소년들이 읽어야 할 필수문학에 꼭 들어가는 데미안을 다시 읽어보았다.

이렇게 철학적인 책이었나 싶은 생각이 여러 부분에서 들었다. 과연 이 책을 읽고 청소년들이 자기 자신의 세계에서의 철학을 빗대어 볼 수 있을까도 의문이 들었다.

나의 청소년 때의 이 책을 읽었다면 그저 별난 싱클레어. 특이한 데미안의 감상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의 내게 데미안은 내가 아는 범위에서의 정신분석적으로, 그리고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로 다가왔다.


자기를 둘러싼 환경을 바라보는 시선이, 나를 보호하는 따뜻한 가정과 사방 어디서나 격한 두 번째의 세계로 분류하다가 어린아이의 허풍에 지나지 않았던 거짓말 하나로 자신의 가정이 무너질 위기감을 시작으로 두 세계를 넘나들게 되는 때에 싱클레어는 데미안의 도움으로 다시 따뜻한 가정의 세계로 돌아가게 된다.

처음 갈등을 겪는 나이가 10살이면 초등학생 3학년인데, 저학년과 고학년이 나뉘는 분기점이라는 점.

그리고 고등학생이 되면서 대학교에 들어가기 전 시기에 술에 빠져 살다가 데미안을 만나 다시 자신의 길을 바로 잡게 되는 지점이 사람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사춘기가 찾아오는 때에 고민해보아야 할, 고뇌해 보아야 할 시기라고 알려주는 것 같았다.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을 가는 것보다 사람이 더 싫어하는 일이 없다고 이야기하면서도 싱클레어는 자기 자신에게로 깊이 사색한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모든 주의력과 모든 의지를 특정한 데 집중하면 거기 도달한다는 것.

-어떤 사람들 면밀히 바라보면 그에 대해 그 자신보다도 더 잘 알게 된다는 것.

-그 소원이 내 안에 온전히 들어있어야만 정말로 내 존재 전체가 그 소원으로 가득 채워져 있어야아만 그걸 강력히 원하고 또 실천할 수 있다. 그런 경우라면 내면으로부터 막을 수 없이 솟구쳐 올라오는 것을 시도하면 그건 이루어진다.

-누군가에게 뭔가를 얻어내고 싶을 때 갑자기 아주 단호하게 눈을 들여다보는데도 그 사람이 전혀 동요하지 않으면 포기해라.

데미안이 한 말들이다.

정말인지 직접 시도해보고 싶어진다.

그리고 믿고 싶어 진다.


-사랑은 두 가지 모두였다. 두 가지 모두이면서 동시에 그 이상이었다. 사랑은 천사의 모습이며 악마이고, 하나가 된 남자이며 여자이고, 인간이며 동물이고, 최고의 신이며 극단적인 악이었다.

나는 두 가지가 하나의 존재에 공존할 수 있다는 게 어쩌면 불편했던 것 같다.

선이면 선이고, 악이면 악인 것이 생각하기도, 선을 긋기도, 사랑하기도, 배척하기도 쉽기 때문이었을까.

어렵고 힘들고 오래 걸리는 것은 하기 싫었던 나의 과거가 선택한 쉬운 결정들이었다.

착한데 나쁜 사람도 있고, 좋은데 싫은 사람도 있고, 좋은 향기였다가도 불쾌한 냄새이기도 한 것이 있다는 것을.

존재의 불쾌한 지점을 참아내지 못하는 인내가 부족했던 건지, 단정한 모습이 유지되어야만 내가 편안했던 것인지.

하나의 존재가 가진 여러 가지 모습을 들여다보려 한다.

사랑스럽기도. 미워 보이기도. 재치 있어 보이기도. 얄미워 보이기도. 뻔뻔해 보이기도. 가련해 보이기도.

여러 모습을 가진 내게 단 하나뿐인 존재, 아이를 보며 반대로 나 자신의 모습도 되돌아본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