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오늘날 우리가 한 권의 저서도 남기지 않은 소크라테스의 철학을 알 수 있는 것은 그의 제자였던 플라톤이 ‘대화편’이란 기록을 남겼기 때문이다.
프로이트나 융에 비해 알려지지 않은 아들러의 사상에서 두 작가는 행복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
아들러에 대해 일찍이 연구했던 기시미 이치로의 저서에서 도움을 받은 고가 후미타케는 기시미를 찾아갔다.
아들러의 플라톤이 되고 싶었던 기시미와 기시미의 플라톤이 된 고가 후미타케가 함께 만든 ‘미움받을 용기’는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형식을 빌려 아들러를 소개한다.
2014년에 첫 발간되었던 이 책을 벌써 10년도 더 된 지금에서야 읽어보았다. 미움받을 용기라는 제목에서 나는 내면의 자유를 독려해 주는 심리학 책 일거라고 생각했다.
옛 고전에서 나올법한 대화형식은 내가 실제로 하고 싶었던 질문을 대신해주기도 하고, 내가 보지 못했던 것을 대신 이야기해 주도 했다.
나의 상황과 같은 예시가 나오기도 해서 눈을 더 크게 뜨고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심리상담을 할 때, 내담자의 주된 생각의 기반한 특정신념(불안, 투사, 불신 등)을 파악하고, 신념의 근본을 파악하기 위해 내담자를 둘러싼 모든 환경과 사건에 주목한다.
인간의 생애주기에 걸친 내면의 발달을 구조화한 프로이트의 이론과 성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본 융의 이론으로 비추어 보기 위함이다.
과거를 통해 현재의 인간에 집중한 앞선 두 가지의 이론에 맞서, 아들러는 과거가 아닌 미래를 위한 현재를 가꾸어가려는 시도를 응원한다.
‘트라우마’ 같은 프로이트식 원인론은 과거의 특정 한 사건만을 선택해 현재의 자신의 복잡한 문제를 합리화하려는 아주 ‘저렴한 시도’라는 것.
어떻게 과거의 트라우마의 경험이 현재의 내 삶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도록 놔둘 수 있느냐는 것.
우리는 ‘지금. 여기’를 살아야 한다는 것.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 의미를 부여한 주관적인 세계에 살고 있으므로.
누구도 공유할 수 없이 객관적이지 않으므로.
아들러는 원인론에 반대되는 목적론을 이야기한다.
과거가 원인이 되어 지금의 문제가 나타난 것이 아니라, 지금의 문제는 목적에 맞는 수단을 찾아낸 과정에서 나타난 수단이다.
경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자신을 결정하는 것이다.
내가 과거를 어떻게 들여다보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나는 그 관점이 참 마음에 들었다.
내가 겪었던 사건들, 경험한 과거들은 내가 바꿀 수 없기에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여기 있다고 가르쳐주는 것 같았다.
사계절 내내 18도를 유지하는 우물물과 같이 내가 지나온 과거들에 내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가.
내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가 아니라, 그것을 내가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이미 내가 생활양식을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고 한다면 다시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모든 것을 변화하고자 할 때 큰 ’ 용기‘가 필요하고, 변함에 따른 ’ 불안‘을 선택할 것인지, 변함이 없는 ’ 불만‘을 선택할 것인지는 나의 선택이다.
건전한 열등감은 타인과의 비교가 아니라, 이상적인 나와의 비교로 생기는 것이다.
어린아이에게도 인간대우를 하는 것은, 나와 같은 한 인간으로서 대하는 것. 모든 인간관계를 수직관계가 아닌 수평관계가 되어 의식상에서 대등하고, 주장할 것은 당당하게 주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들러의 주장을 내 삶에 투영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내가 가진 마인드 중 어떤 것을 버리고,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나는 어떻게 변화하고 싶은가. 어떤 목적을 향해 나아갈 것인가.
‘지금. 여기’를 투영하는 거울이 곧 나의 내일도 비춰줄 것이라고 응원해 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