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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규 Aug 09. 2022

의대 간 형은 수능 100일 전
무엇을 했을까?

공부시간에 관한 글이 조회수가 13000 뷰가 넘었다. 이유를 알아보니 수능이 이제 100일 남짓 남았다고 한다. 100일은 한국인들에게 의미가 큰 숫자다. 곰도 사람이 될 수 있는 시간이다. 단군신화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 문화이기에, 수능 100일 전이라는 이야기는 공부 안 하던 친구도 책을 펴볼 만큼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단어인 것 같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난 동기부여에 있어서 읽기 편한 글을 좋아하지 않는다. 위로는 마음을 감싸줄 수 있지만, 결과를 바꾸는 것은 불편함이 동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곰이 사람이 되기 위해 먹은 것은 쑥과 마늘이지, 맛있는 매끼 식사가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먼저 감성에 젖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인간은 실제 결과와 관계없이 노력하는 자신의 모습을 좋아한다. 인스타그램이 성공한 이유도 이런 측면이 있다. #수능100일전, #열공과 같은 태그들이 난무할지도 모르겠다. 스스로 노력했다고 자기 위안 삼지 말라는 것이다. 공부하기로 마음먹고 처음 책을 펼친 자신이 너무나도 대견하다고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차피 며칠 하다가 접을 것이면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그러느니 차라리 놀아라. 무언가를 바꿔보고 싶다면 글을 끝까지 읽어주길 바란다. 


 감성에 젖어도 되는 날은 단 하루이다. 처음 시작하는 날이다.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적어라. 남들이 어떤 이야기를 해도 상관없다. 의대를 목표로 한다면 어디 의대를 목표로 하는지 적고, 가고 싶은 대학이 있다면 어떤 대학 어떤 과를 원하는지 구체적으로 적어라. 그리고 충분히, 시간을 들여서 그것을 이뤄냈을 때 느끼는 행복감을 느껴야 한다. 눈물이 난다면 더더욱 좋다. 그 목표를 당신의 책상, 서랍, 집안 곳곳 붙여야 한다. 단 한순간도 그것이 당신의 목표라는 것을 잊지 않도록 말이다. 다른 사람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을 본다면 미친 사람이라고 욕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곰이 쑥과 마늘을 먹고 있을 때, 다른 곰들은 이 곰을 미친 곰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변화는 어떤 것에 미친 사람이 이루는 것이다. 남들과 똑같이 하고 다른 결과를 바라면 안 된다. 


나는 포르쉐를 사는 것을 꿈꿨었다. 포르쉐 홈페이지에 들어가 나만의 차를 만들고 프린트를 해서 책상에 붙여 놓았다. 그리고 미친 듯 공부하며 100일을 보냈다. 컨디션 관리를 하는 일주일 전까지는 잠을 줄일 수 있을 만큼 줄였다. 점심을 먹기 위해서 줄을 서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 편의점에서 5분 만에 식사를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공부를 했다.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도저히 잠을 참을 수 없을 때는 들키지 않고 10분만 자기 위해서 청소도구함에 들어가서 잔적도 있다. 지금 내가 생각하고 제정신의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둘째로, 100일은 짧다. 시간 투자를 현명하게 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모든 행동을 당신의 목표를 이루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공부하기 위해서 먹고 공부하기 위해서 필요한 만큼만 자야 한다. 숨 쉬는 것도 아끼는 마음으로 공부해야 한다. 이렇게 티끌처럼 모은 시간들이 100일을 200일처럼 보내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낭비한다면, 100일의 의미는 크지 않을 수 있다. 


  이 글을 읽고 해 보기로 마음먹었다면, 더 이상 동기부여에 대한 글이나 영상은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히려 당신의 멘탈을 깰 확률이 크다. 처음엔 객기로 할 수 있다고 마음먹어도 하다 보면 현실의 벽에 부딪혀 더 크게 낙담할 수도 있다. 필요한 것은 목표를 위한 실천이지 동기부여를 위한 위로가 아니다. 


마지막으로 포기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성취의 느낌은 정말 달다.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100일의 목마름으로 임한다면, 처음에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 마음속에서 만들어내는 불안에 시선을 두지 말고 반드시 처음 적었던 목표만을 바라보길 바란다. 현실이 부정해도 꾸준함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기에, 당신의 목표를 향한 행동으로 모든 걱정을 떨쳐내길 바란다. 


100일 후 다시 돌아왔을 때, 해낼 사람이 아니라 해낸 사람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책과강연 #의사가되려고요 #김민규 #수능 #공부법 #공부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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