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전 아닌게 뭐 있나
글쓰기는 나의 삶의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전업 작가의 길을 걷는것도 아니기에 엄청난 퀄리티의 글을 써내야 한다는 부담도 없고,
나의 생각을 풀어내는 그 시간이 좋다.
삶에서 눈에 무엇인가를 담고
그 무엇인가는 머릴속을 유영한다.
그리고 그 무엇인가는 생각이라는 형체에 글이라는 옷을 입고 세상에 나온다.
글쓰기가 즐거우려면 부담감없이 내가 쓰고 싶어야했다.
'해 내야한다'는 부담은 어깨에 힘이 들어가게 한다.
사실,
내 책을 출간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뒤로 특정 주제에 대해서 글을 쓰다보니 글 쓰는 것이 전처럼 자유롭지 못하다. 그 주제만 빼고 다 쓸 수 있을 것 같은 이상한 마음이 자꾸만 찾아온다.
하라고 하면 하고 싶지 않은 청개구리 심보 같지만 어쩌나... 내 마음이 그런것을 ...
원고를 위해 80장의 글을 써 내려가면서 매일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머릿속에 있는 것을 꺼내 정리한다는 것은 꽤나 체력이 필요한 일이었다. '자, 이제 글쓰기 시작해보자' 하고 앉아서 술술 글이 써진다면 얼마나 좋을까만은 좀처럼 나가지 않는 글 때문에 하얀 화면에 깜빡이는 커서만 바라볼 때도 많다. 글감을 정리하고 앉았다고 해도 예열이 되어 글이 써지기 시작하고 마무리 될때까지 집중하다보면 서너 시간도 훌쩍 지나가 버릴 때가 많았다. 하루에 하나씩 차근히 써지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벼락치기 근성이 버려지지 않아서, 늘 마감에 압박을 당해야 쫄리는 마음으로 '다다다다' 속도가 난다. 같은 자세로 몇시간을 앉아 있기를 몇달을 하다보니 몸이 신호를 보낸다. 어깨, 등, 허리 .... 아우성이다. 몸에서 작은 신호를 보낼 때는 알아차리지 못하다
미련하게도 허리가 삐그덕 거리고 나서야 몸을 좀 움직여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마감에 치이면 꼼짝않고 일을 쳐내느라 의자에 앉아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하아...
몸은 결국 휴가를 달라며 투쟁에 들어갔다. 3일을 꼬박 앓고 나서야 기운을 차렸다.
출간 작가님들과 통화를 하다보면 꼭 당부하는 말이 있었다. "책쓰기는 체력전 이에요!!" 라며 몸챙기며 하라는 말이었는데. 시간을 정해서 글을 쓰고, 운동도 하고 스트레칭하며 건강도 챙기며 하라는 것이었다. 본인들도 첫 책 작업을 하면서 글을 쓰고 퇴고, 수정의 과정을 거치면서 마감의 압박 , 약속에 대한 부담감으로 밤을 새우며 몰입하다 호되게 아픈 경험이 있다고 했다.
글을 쓰다 아프다니...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고, 지금 나도 경험하고 있다.
<몸이 먼저다>의 한근태 작가님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다. 작가님의 하루 루틴은 꽤나 엄격했다. 매일 아침 루틴에 따라 글을 쓰고, 오후에는 꼭 운동을 하신다고 했다. 그래서 였는지 오프라인에서 마주한 작가님은 60이 넘어가는 나이에도 탄탄한 몸을 가지고 계셨다. 그 강의에서도 글을 쓰는 사람들은 체력이 중요하고 자세때문에 허리 어깨 같은 곳들이 아픈 경우들이 많아서 운동을 꼭 하라고 권했다.
몸을 쓰지 않는 정적인 활동같이 보이는 글쓰기는 실로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끈임없이 생각을하고 그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진다. 쉬는것이 쉬는 것이 아니게 만들기도 하고, 이제 그만 쓰겠다고 노트북을 닫아도 그 생각은 떠나지 않고 따라다닌다.
조금 글이 안풀리고 정리가 안되는 날은 꿈도 버라이어티하게 꾸는 날도 있었다.
전력을 다해 쓰는 글쓰기를 하는 작가님들의 마음을 아주 조금 이해해 본다.
이제 쓰기 시작한 병아리이지만 체력의 소중함을 경험한다.
쓰는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이 놓치지 말아야하는 것이다.
매일 쓰는 삶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 있다.
쓰기에 시간을 내어 놓는것,
쓰기위해 읽는 것,
쓰기위해 경험하는 것,
쓰기위해 다르게 보는 것
쓰기위해 몸을 단련하는 것
찌뿌둥한 몸을 일으켜 근처 공원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