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에 올라가면
나는 소녀가
됩니다
성냥이 없어
라이타를
팝니다
팔 생각도
사줄 사람도
없는
야밤에
저기
저
높은 곳에
불이 켜진
집들을
보며
옛날을
생각합니다
어두운 밤에도
환하고
눈부신
순간들이
내게
있었던가요
차라리
내가
선 자리가
어두워
마음이
놓입니다
세상의 불들이
모두 꺼지는
시간
그 시간에는
나의 자리가
빛나는
시간일가요
기다리다
지쳐
잠들지 않는
사람들을
원망합니다
이제
나도
어두움이
싫어
담배를
물고
블을 붙입니다.
담배를
훅 빨아보면
저기
멀리
높은 집들에
사는
사람들은
나를
별처럼 보아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