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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시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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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환 Mar 29. 2024

삼월

삼월이되어도 어수선하고 설레지도 않고 봄같지 않고 추운건 내마음만 그런지


비가 내리는 골목쟁이마다

뿌연 흙먼지를 뒤져도

보이지 않더니

웅크린 몸을 채 펴보지도 못하고

삼월이 꼬깃꼬깃 접혀 실렸네요.


애달파 기다린 사람을

눈 길 한번 흘기고

지나가는 바람이 

온다 간다 말도 없는

뒷모습이 

떠나는 연인만치 속절없어...


춘삼월이는 옛날사람이라 죽었나 봅니다.

그냥 멀거니 서서 오지도 않는 봄을 보냅니다.


누런 흙비가

그치고

마음이 

노곤해져 

풀리는 날


바람이 부는 곳으로

불광천을 걸읍시다.


연분홍 벚꽃잎을

흩뿌려야지.


한 번 더 

꽃비를 기다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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