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이되어도 어수선하고 설레지도 않고 봄같지 않고 추운건 내마음만 그런지
비가 내리는 골목쟁이마다
뿌연 흙먼지를 뒤져도
보이지 않더니
웅크린 몸을 채 펴보지도 못하고
삼월이 꼬깃꼬깃 접혀 실렸네요.
애달파 기다린 사람을
눈 길 한번 흘기고
지나가는 바람이
온다 간다 말도 없는
뒷모습이
떠나는 연인만치 속절없어...
춘삼월이는 옛날사람이라 죽었나 봅니다.
그냥 멀거니 서서 오지도 않는 봄을 보냅니다.
누런 흙비가
그치고
마음이
노곤해져
풀리는 날
바람이 부는 곳으로
불광천을 걸읍시다.
연분홍 벚꽃잎을
흩뿌려야지.
한 번 더
꽃비를 기다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