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시한 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승환 May 07. 2024

오지랖

나는 오지랖퍼 이기적 선택적 낭만주의자...

봄바람에 빗줄기가 거칠어

창문을 자꾸 두드린다.

날아서 올 손님은 없는데

자꾸 창밖에 눈길은 가고


어제는 고개만 끄덕하던 

길가에 가로수가

오늘 허리를 꾸벅이며

배꼽 인사를 한다.


맑은 날이라고 

생각을 아니한 게 아니요

비 오는 밤이라고 

마음이 바뀐 것도 아닌데


나는 비 한 방울 안 적시고

방 안에 앉아

떠난 사람이 맞을 비를 걱정하다가


허구한 날 

가슴속에 

내렸을 

비는 어쩌고

이제 와서

혼자 잘난 척하는 거 같아.


떠난 님 생각은 

오지랖이겠지


그냥 

오지랖이려니...


그래야 

나는 

오늘도 

잠이 들겠지.


현관에 

세워진

빨간 우산이

자꾸 눈에 밟히는 밤.


매거진의 이전글 식탁에 왼팔을 올리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