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숨바꼭질하는 까만 밤, 꿈속의
언덕 넘어 먼 곳에서 통증이 나를 부른다
아침이 오려면 아직도 멀었는데
두 다리는 아프다고 울고 있다
이 밤에 찾아온 통증은
한쪽이 아닌 두발이 사이좋게 아프다
어쩌란 말인가, 내게 찾아온 손님
나가라고 냉대할 수도 없다
새벽은 아직 멀었는데 아픈 통증에
쉬이 잠들지 못한다
아픔은 오로지 내가 감당해야 할 내 몫
아프다는 것은 외로움이다
잠들지 못하는 불면의 밤
오래된 친구처럼
내 안에 저장해 놓은 시를 불러낸다
잠시라도 고통을 잊기 위한 일
시 속에는 첩첩산중 달 밝은 밤
풍경 속에는 바람도 있고 두견새 울음도 있고
연못의 수련, 낙엽도 있고
차 달이는 다동도 있다
통증을 달래 주는 시가 있고
나를 다독이는 내가 있다
산다는 것은 고통의 바다를
건너가는 일, 견디면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