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신과 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팔구년생곰작가 Mar 31. 2024

조건이 없는 사랑

< Episode 31 >






부모님의 사랑은 자식에게 조건 없이 베풀어 주는 사랑이다. 자신의 다리가 꽁꽁 얼어붙고 손이 메말라 비틀어진다고 해도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주고 마는. 그러한 사랑이 부모가 자식에게 베푸는 조건이 없는 사랑이다.



우리 부모님은 모두 목회자이시다. 두 분 모두 세상의 풍파를 이겨내고 살아오신 분들이다. 그만큼 내가 어른으로써 존경해야 되는 점이 많은 분들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나는 부모님의 기대와 달리 삐뚤어진 삶을 살아왔다.



무엇이든 올바른 것을 가르치려고만 하는 모든 아이들에게 획일적으로만 교육하려는 학교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더불어 보수적인 기독교 집안에서 자식으로서 산다는 것이 불편한 일이었다. 그래서인지 부모님의 기대와 더 멀어지기 위해서 친구들을 만나 밤늦게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술과 담배를 즐겨했고, 다른 이와 시비가 붙어 싸우는 것이 일상이었다. 하지만 부모님은 그러한 아들을 내버리지 않고 기도하며 기다리셨다. 결국 아버지의 아픈 모습을 보며, 또한 눈 오는 날 아들의 출근길을 버선발로 나와 바라보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새로 살기로 결심하였다.



언젠가 부모님은 나에게 말씀하셨다.




너에게 물려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로지 줄 것은 신앙뿐이다.



어린 시절 내가 느끼던 신은 부모님이 생각하던 신과 달랐다. 내가 생각하는 신은 인간이 상상하기 힘든 존재이며 무서운 분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원망스럽고 미운 분이었다. 집안 형편이 어렵게 되고 아버지의 건강이 안 좋아진 것 모든 일이 신의 탓인 것만 같았다.


 

그러나 기적 같았던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며, 그분이 나를 오랜 시간 기다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마음속 진정으로 하나님을 품고 기도하기까지 기다리신 것이다. 그분은 오랜 시간 자신의 방법으로  나의 삶을 바뀌게 하시고 나를 끝내 부모의 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길을 인도해 주신 것이다.



조건이 없는 사랑. 그것은 무엇일까?



스스로 가난한 이가 되어 세상에 내려와 조건 없는 사랑을 베푸셨던 예수님의 사랑이 진정 조건 없이 베푼 사랑이 아닐까.



형제들아 우리가 너희를 위하여 항상 하나님께 감사할지니 이것이 당연함은 너희의 믿음이 더욱 자라고 너희가 다 각기 서로 사랑함이 풍성함이다. (데살로니가후서 1:1-2)



 

매거진의 이전글 이른 비와 늦은 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