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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팔구년생곰작가 Mar 25. 2024

이른 비와 늦은 비

< Episode 30 >






이제 서른 중반을 넘어 후반부에 접어든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속 불안감이 느껴졌다.



많은 돈을 모아두지도 못했고, 무언가 큰 성과를 낸 것이 없는데 만약 40대가 된다면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어쩌면 어두운 미래가 찾아오더라도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매번 무언가를 한다고 했지만 실패만 했고, 한 가지 일을 잡아서 하더라도 꾸준히 노력한 것이 없었다.



그러던 중 주말에 설교 말씀을 들으며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이른 비와 늦은 비라. 설교를 전하는 목사님의 의도가 다를 수도 있고 듣는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고민에 빠져든 나에게 이른 비와 늦은 비의 비유 말씀은 큰 힘이 되었다.




나를 위해서 분명히 이른 비를 내려 주셨기 때문에
늦은 비도 내려주실 것이다.



나는 나름의 소명을 가지고 있었다. 병들고 마음이 아픈 자들과 소외된 자들을 위해서 나의 숨이 끝날 때까지 간호사라는 달란트를 쥐고 주님의 사랑과 선한 영향력을 전할 것이다.



그 꿈을 위해서 잘 다니던 병원을 그만두고 정신전문요원 수련을 위해서 정신과를 택했지만 여러 가지 현실에 부딪히며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결혼을 하더라도 적은 월급을 가지고 어떻게 앞으로 원만하게 가정을 꾸려갈까?

내가 정신전문요원을 따서 무엇을 한다고 해도 40대가 될 텐데 잘해 낼 수 있을까?

정말 정신과에서 일하는 게 나의 목표이자 비전이 될 수 있는 것일까?

투석 중인 아픈 아버지를 위해서 경제적인 보탬이 되어 드려야 할 텐데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던 순간 나는 처음에 가졌던 마음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나는 병들고 아픈 자들 소외된 자들을 위해 살아갈 것이다. 주님이 나에게 주신 조건 없는 사랑을 이웃과 함께 나눌 것이다.



아무리 현실이 어렵고 상황이 여의치 않아도 내가 가졌던 목표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수없이 많은 우여곡절이 찾아오더라도 분명히 늦은 비를 내려주실 것이다. 그리고 때가 되면 익은 곡식을 추수하는 것처럼 준비가 된 나를 꼭 쓰실 것이다.



내가 유다 족속을 견고하게 하며 요셉 족속을 구원할지라 내가 그들을 긍휼히 여김으로 그들이 돌아오게 하리니 그들은 내가 내버린 일이 없었음 같이 되리라 나는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라 내가 그들에게 들으리라. 에브라임이 용사 같아서 포도주를 마심 같이 마음이 즐거울 것이요 그들의 자손은 보고 기뻐하며 여호와로 말미암아 마음에 즐거워하리라. ( 스가랴 10: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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