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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phie Aug 19. 2022

부끄러워도 괜찮아

수줍음쟁이들은 너무 귀여워

 며칠 사이에는, 자신의 수줍음을 숨기려 하지 않고 드러내는 사람들과 오간 대화가 좋았습니다.    같이 파트너로 운동하던 15 소녀에게 “네가 말이 별로 없어서 캐나다에     밖에 안된  몰랐어라고 하니 “잘못된 말을 하게 될까, 무슨 말을 하는  두려워라고 눈도  마주치고 얘기했어요. 느닷없이 배를 뒤집고 약점을 드러내면 이쪽에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무장해제가 되버립니다. “나도 두려운데! 우리   그러니까 너무 신경  쓰고 얘기해도 되겠다!”라고 하니 눈도 마주치지 못하면서 밝게 웃는 아이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웠어요. 얼마나 본인이 아름다운지  친구가  알면 좋을텐데,  부끄럽게 만들기 전에  정도로 끝내기로 합니다.


“수영 좋아해? 난 어렸을 때 받은 귀 수술 때문에 의사가 되도록 수영하지 말라고 해서 충분히 배우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워”라고 물으니, 어쩌다 다 커서 배워서 늦게까지 수영을 못했었는데, 남들보다 큰 몸을 가졌음에도 서투른 수영이 부끄러워서 자주 즐길 수 없었다고 말해준 할아버지도 있었고요. 먼 거리를 오가는 화려한 영법의 수영 말고 물장구를 즐기는 정도로만 하셨다고. 그것도 나쁘지 않은데 말이죠.


언제부터인가 부끄러워져 버리면 그렇다 말 못 하고 아닌 척 위악을 부려서 되려 상대방을 부끄럽게 하던 때가 많아지는 것 같아서 그러지 말아야지 자주 생각합니다. 쑥스럽고 어색하면 그렇다고 시인하고 그런 마음을 보이는 일도, 그런 마음이 부리는 뚝딱거림도 그대로 사랑스럽게 봐주려고요. 어느 날인가는 “잠깐만. 너를 보니 내 심장이 터질 것 같아”라는 내 마음의 표현도 있는 그대로 상대에게 할 수 있었어요. 제 생각에 상대도 그런 저를 있는 그대로 귀엽게 봐준 것 같아요.


이러나저러나 수줍은 사람들은 너무 귀여워요. 꼭 안아주고 싶어 져요.


*영어는 이렇게 나이 차가 많은 사람들과 얘기할 때 참 좋아요. 존댓말이 세운 장벽이 가슴에서 스르륵 무너져 내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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