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윤서 Jul 31. 2024

전하지 못할 편지

지극히 개인적인 


이제는 기억하는 날보다 잊는 날이 더 많아요

늘 닿지 못한 이야기를 하면서 괜히

울적하기도 삶이 억울하기도 그러다가 감사하고

또 사랑인지 모를 사랑도 보내요



어둠뿐이 없는 날에 그 어둠이 전부라고 생각되는 날에

누군가의 기도로 오늘이 살아지는 건 아닐까

누군가의 기도가 심장에 박혀 움켰다 놓았다

죽음을 뛰어넘는 기도가 있다고 여겨지는 날에

당신의 기도가 잠시 찾아온 건 아닐까 기대했어요




자식은 옆에 없는 부모라도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부모라도

필요하죠



평생에 아물지는 않을 듯해요

누구나 그런 일들이 있잖아요

유별난 일이라고 여기지 않고

그냥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었음을

이런 글에 마음을 남깁니다



앞으로 살아있는 모든 날 중에도

이 글은 닿지 않을지 모르죠

힘들었던 그때의 이름도 바꾸고

너무 잘 자란 덕에 알아보지도 못할 테죠



가끔 흐르지 않는 눈물을 연신 닦아내며

당신이 살렸던 기도로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며

가끔은 이렇게 보낼 수 없는 글을 남길게요



잊을 수 없어도 조금은 더 많이 웃고

식사도 거르지 마세요

이만 마칠게요

작가의 이전글 세상이 불안하게해도 삶은 꽤 괜찮다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