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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서 Oct 20. 2024

방울토마토를 키우고 있어

지극히 개인적인

알아듣지 못하는 시는

누구에게 들리려나

아니 읽히려나


세상 쉬운 말글을 남기는 건

쉬운 하루를 보내어서는 아니지


집 앞마당에 키워놓은 방울토마토는

작년에 죽었는데

또 같은 이름으로 다시 키웠어


다시 죽일걸 왜 키우냐고 물었지


한 번도 죽이려고 키운 적은 없는데

지 생이 다해서 말라버린 것을 어째


무엇을 탓할 게 없어서

주변을 둘러보아도 마음하나 남길 게 없어서

이번에는 잘 키워보리라 했더니

작은 열매가 맺었지 뭐야


꽃 피우기까지는 괜찮았는데

열매가 되는 건 또 다른 일이라 배웠지


세상 쉬운 일이 없어서

이토록 읽히기 쉬운 시를 적지

시라도 쉽게 읽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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