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영혼의 쌍둥이, J에게 전화가 왔다. 통화 내내 마음이 찌르르했다. 그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웃다가 눈물이 고였다. 누구보다 소심하고 여린 우리가 어쩌다 보니 빈약한 희망에 인생을 송두리째 거는 중이다.
한때 모두가 나에게 잘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나는 그들에게 믿을 만한 제자이자 동료이자 친구였다. 다들 지금처럼만 하면 된다고 독려해줬다. 내가 섬긴 어른들은 풋내 나는 나에게 과분한 기회를 줬고 나는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 노력했다. 일 하는 틈틈이 학술지에 글을 쓰고 학회에서 발표를 했다. 때마침 순풍은 돛을 향해 불고 파도는 잔잔했다. 그때 나는 내가 한 것보다 더 많은 인정을 받았다.
그리고 더 욕심이 났다. 동기들이 한 병원에 진득이 자리 잡고 연애와 결혼을 하고 집과 차를 살 동안 영어학원을 다니고 공부에 매달렸다. 매일 일과 공부에 치이고 무너졌다가 다시 추슬렀다. 누군가가 얘기했다. 네 에너지의 공식은 어찌도 그리 비효율적이냐고.
자유로워지고 싶다. 정확히 나와 많은 사람들을 자유롭게 할 힘을 원한다. 내 모든 것을 바꾸어 가지고 싶은 단 하나가 있다면, 선한 영향력이야. 더 지혜롭고 아름다워져서 더 많은 사람들을 자유롭게 할 거야. 그래서 언젠가 인격을 짓밟지 않고도 지식을 나누고 함께 유능해질 수 있다는 걸 증명해내고 싶다.
할 수 있다. 매일 조금씩 지혜로워지고 있다. 고 믿어야 한다. 포기하지 않고 멈추지 않고 이 날 위에서 균형을 잃지 않고 나아갈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