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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목 Feb 08. 2024

월클, 드디어 슈퍼리그 컵을 들어 올렸다!

골때녀 감상기

월클과 스밍파가 슈퍼리그 결승에서 만났다. 4전 5기의 월클과 신생팀으로 결승까지 오른 스밍파. 신생팀에게 골대녀 슈퍼리그가 만만치 않다는 걸 보여주겠다던 팀들을 무릎 꿇리고 결승까지 오른 스밍파를 두고 우린 피, 땀, 눈물로 이 자리에 올랐다며 결코 슈퍼리그 우승은 내주지 않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여준 사오리의 표정이 잊히지 않는다.


어쩌면 연출일지는 모르겠으나 스밍파 멤버들의 오만방자한 비아냥은 이번에도 계속됐다. 이 팀은 처음부터 비호감이어서 내심 월클이 이겨주기 바랐는데 기쁘다.


매주 수요일, 그녀들처럼 나 역시 본방 사수에 최선을 다한다. 사실 처음에는 별 기대 없었다. 연예인들이 취미로 깨작하는 그런 연출된 모습일 거라는 편견이 작동했다. 그리고 주로 발야구에 가까운 뻥 축구를 일삼는 그녀들의 축구는 그런 생각을 굳혔다.


그리고 그렇게 서투른 것을 진지한 모습으로 포장하려 애쓰는 그녀들 모습이 웃펐다.


회차를 더하면서 자연스럽게 골며 들었다. 몸이 생명인 모델들이 몸을 던지고 얼굴이 생명인 배우들이 얼굴을 시뻘겋게 혹은 시퍼렇게 공에 내주면서도 조그만 필드에서 사력을 다하는 모습은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이렇게 까지?"


몸을 사리지 않던 고만고만한 선수들은, 어쩌면 선수라고 하기도 민망한 그녀들은 웃고 울면서도 포기를 몰랐다. 자신 앞으로 공이 오면 의욕만 앞서 갈팡질팡 어쩔 줄 모르던 구척장신 이이현의 놀라운 성장이나 혜컴으로 불릴 만큼 정교한 킥을 자랑하는 정혜인, 이방인으로 낯선 나라의 또 다른 이방인과 어울린 월드클레스는 구부정하게 주눅 들어 보였다. 특히 라티는 더 그랬다.


휘슬이 울리는 순간 희비가 교차하는 승부의 세계라지만 웃음기 없는 얼굴에 목숨 거는 플레이를 선사하는 그녀들의 울음에는 감동이 있다. 왜 이렇게 까지 하는 거지? 떠나지 않는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골대녀 초반 이강인 선수의 누나 이정은의 등장은 어쩌면 그녀들에게 현란한 개인기를 펼치는 높은 수준의 클래스를 자신들도 할 수 있으라라는 신호탄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급이 다를 플레이를 깜짝 선사하고 사라진 이정은을 이제는 다시 데려다 놔도 전혀 이질감 없을 만큼 성장한 그녀들의 플레이를 보고 있노라면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초창기부터 우승컵에 목말라하던 월클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골대녀를 보면서 각자의 필드에서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자 마음 다잡고 버틴 수많은 사람들이 분명 위로받았으리라 생각한다. 나 역시 그 중에 하나였고.


그래서 골대녀들에게 감사한다. 이제 월클과 발라드림의 슈퍼컵을 기다린다.


https://programs.sbs.co.kr/enter/kickagoal/clip/68143/OC469229707


#골때녀 #예능 #골때리는그녀들 #일상 #공감 #여자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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