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틀콜드 Apr 20. 2022

할머니 둘에게 매일 편지를 써보기로 했다

일기 대신, 그때까지.

이 글은 관계와 계획에 실패한 사람의 실패 글입니다.


그러면서도 누군가는, 주변 (고령자와의) 관계 개선과 현재 자신의 목적지를 재고하는 데에 많은 도움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가끔가다 일기를 썼다. 일기를 쓰며 매일 미래에 관한 계획을 세웠다. 계획은 주로 내 개인의 성공과 돈의 축적에 관한 기획의 기조였다.


최근, 저 일기 쓰기를 그만두자, 아니 조금 제쳐두자 마음먹었고 다른 쓰기를 시작하기로 했는데 돌봄일기와 편지 쓰기가 그것이다.


본 글의 결론을 더 깊게 전하기 위해, 여기서 예전 나에 관한 이야기가 필요한데, 그 내용은 다음이다.



'내가 되어야, 나부터가 잘되어야-'


먼저 나는, 오래전부터 어떤 일을 하든, 어떤 미래를 꿈꾸든, 누구와 함께하든 위 생각을 품었다. 어릴 적부터 주변에 잘 사는 친구, 주변이 많아서인지, 평소 쉽사리 만족하지 못하는 아버지 영향인지, 주변에 더 베풀고 싶은 마음 탓인지 몰라도 항상 무언가 더 갖고 싶고, 누리고 싶고, 먹고 싶고, 보이고 싶고, 잘 살고 싶고, 나누고 싶은 욕구가 강했다.


욕구만 강하면 다행일까? 그것을 분출하려는 시도와 실행력은 덤이었다. '내가 잘되어야- 지금 우리 부모님이, 할머니가, 주변인이 만족할 거야. 내가 잘되기만 하면 돼'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다수의 도전(개그맨 시험, 연쇄 창업 등등)을 했고, 다양한 성과(명성, 자산 등)를 쌓았다. 그러면서 최근 (내 기준에서) 크게 실패했는데, 이때 강하게 느낀 생각이 있었다.


'내가 그토록 열망했던 게(내가 잘 되어야 주변 모두가 만족할 거라는 생각, 혹은 확신, 결국은 이런 결과밖에 되지 않았던 건가?'


위 "결과"는 부모님과의 멀어짐, 할머니(피나 포함)에 관한 관심도 저하 및 나의 괜한 짜증의 증가, 친구와의 멀어짐, 이외 주변인과의 연락 끊김 등이었다.


위는 내가 큰 성과를 거뒀을 때, 실패에 관한 두려움으로 자칫 든 생각이고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둘 다 위 실패 상황보다 심각하진 않았다.


결국, "내가 되어야, 나부터가 잘되어야 모든 게 잘 된다"라는 생각은 주변을 철저히 배제한 나의 이기에 불과했던 거고, 함께 사는 세상이기에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할머니 둘에게 매일 편지 쓰기'


(여기까지 잘 오셨다) 내가 할머니 둘에게 편지를 쓰고자 한 것은 위 내용에 따른 마음 가짐이다. 나의 성인 전후로 가장 내 옆에 오래 붙어 있는 둘은, 나보다 먼저 오랜 시간 동안 생을 살아왔다. 그리하여 보다 내 옆을 먼저 떠날 확률이 가장 크기도 하다. 나는 이 둘이 살아있는 지금, 내 계획 0순위를 둘의 행복으로 맞췄다. 아울러, 하루하루 감사함을 찾아 (나이 들며 온몸이 아픈 할머니의 신경이 날카로워짐에 따라, 짜증 섞인 투와 그런 행동을 하는 부분에도) 소중함을 느끼기 위해 매일 돌봄일기와 편지를 쓰기로 했다.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궁금한 지금이다!



당신도 "내가 되어야, 나부터가 잘되어야"라고 확신하기 전, 뭔가 더 중요한 게 있을 것이다, 분명.





다음 화부터 '그 편지'의 내용이 올라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85살 여자에게 꽃을 선물하고 느낀 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