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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에 대하여

by 정석진

첫인상은 중요하다. 사람들이 받는 인상에 따라 소통의 질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상을 구성하는 요소는 표정과 말투다. 물론 사람에 따라 이를 인식하는 차이가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인상을 민감하게 느끼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아예 무딘 이들도 있다.


나는 서비스 업종에 근무를 했었다. 성격도 무딘 편이 아니었고 했던 일도 다양한 사람들을 수 없이 상대해서 사람들이 풍기는 인상에 상당히 민감한 편이다. 그런 이유로 식당에 가서 불친절한 응대를 받으면 그냥 넘어가지 못한다. 평화롭고 안온한 마음을 유지하기에는 그다지 좋지 않은 기질이다.

아파트 근처 횟집에 들렀다가 겪은 일이다. 아내가 방어를 좋아해서 온 가족이 함께 방어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대방어는 찬바람이 불면 기름져져서 맛이 좋아진다고 한다. 그래서 기온이 떨어진 요즘이 제철이다. 아이들이 직장에 다니고 저마다 바쁜 탓에 일정이 조율되지 않아 아직 날짜를 잡지 못했다.


심한 목감기로 병원에 다녀오다 예전부터 눈여겨보던 테이크 아웃 횟집에서 '오늘은 방어 잡는 날'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는 것을 보았다. 반가운 마음이 들어 '방어 회를 떠갈까?'하고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 가게는 오픈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평소 지나다니다 보면 손님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어떤 때는 썰렁하기까지 했다.


가게 주인은 젊은 남자였다. 맞이 인사도 없다. "오늘도 방어를 잡나요?" 물었더니 주인 왈 "오늘 뿐 아니라 매일 잡아요." 다소 기분 나쁘다는 듯 퉁명스러운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려니 하고 "4명이 방어를 먹으려면 얼마나 들까요? 3만 원부터 9만 원 12만 원짜리까지 있어요." 대답은 해주었지만 건성이었고 방어를 팔고 싶은 마음은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예 무성의해 보이기까지 했다. 아니면 처음부터 내가 방어를 살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이 가게 몇 집 건너 새로 생긴 정육점이 있다. 젊은 친구가 운영을 하는데 신기하게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근처에 오래된 정육점이 있는데도 그렇다. 일단 여느 정육점과 다른 점은 가게 앞에 가스 구이 기계가 갖추어져 있다. 통삼겹을 조리하고 떡갈비와 훈제 통닭까지 구워 낸다.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메뉴라 고기가 나오는 시간에 맞춰 가지 않으면 아예 살 수도 없다. 상품 구성도 아주 뛰어나지만 주인뿐 아니라 종업원들까지 아주 밝고 친절하다. 건네는 말 한마디가 살갑고 정겹게 느껴진다. 항상 웃고 응대를 해서 덩달아 기분도 좋아진다.

이에 반해 횟집 사장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어쩌다 방문하는 손님은 반가워할 만도 하건만 자기 일에만 바빴고, 주력 상품인 방어에 대해 문의를 하면 구매의욕을 불러일으키게 해야 할 텐데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았다. 그런 주인의 대응에 당연히 구매 욕구는 생기지 않았고 방어회를 먹고 싶은 마음조차 사라졌다.


복은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자신이 짓는 것이다.

내가 긍정적인 사고를 지니고 밝고 활기차게 살면 주변 환경도 바뀐다. 내가 인상 쓰는 데 상대가 웃어줄 리 만무다. 내가 정성을 다하지 않고 노력도 하지 않는데 저절로 좋은 일이 일어날 수는 없다.


무엇인가를 이루려고 하면 자신의 인상부터 바꾸어야 한다. 웃는 낯에 침을 뱉을 수는 없다. 좋은 인상은 좋은 생각에서 빚어진다. 결국 바른 생각으로 바른 삶을 살아갈 때 좋은 인상도 주어지는 것이다. 매일을 바르게 살아야 할 이유다.


#인상 #복 #첫인상 #대인관계 #웃는얼굴 #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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