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독일에 살 때는 어떤 마트나 식당을 가도, 비건용 음식에는 따로 'Vegan' 마크가 표시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독일에 사는 비건들은 나처럼 항상 누군가에게 질문을 할 필요가 없다. 'Vegan' 표시만 보고도 그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인지 아닌지 한 번에 알 수 있다.
하지만 비건 불모지 한국에서는 다르다. 나는 매 끼니마다 누군가에게는 번거로울 질문을 해야 한다.
비빔밥에 계란이 들어가는지, 감자튀김에 서비스로 치즈가루가 뿌려져 나오는지, 팥빙수의 얼음이 우유얼음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궁금해하지 않을 질문을 해야만 한다. 그래야 먹을 수 있으니까.
비건으로 산다는 것은 번거로운 인생을 스스로 선택한 것일지도 모른다. '살기' 보다는 '살아남기'에 가깝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왤까? 지금이 나는 훨씬 더 행복하다.
매 끼니, 나는 동물이 들어간 것은 먹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그 선언은 항상 질문으로 시작한다.
번거롭지만 빠뜨릴 수 없다. 알지 못했던 진실을 알아버린 이상, 절대 예전처럼 질문 없이 음식을 먹을 수 없다.
그래서 매일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당연하게 동물을 먹는 사람들에게 마음으로 의문을 던진다.
'당신은 왜 동물을 먹나요?'
공격적인 질문이 아니다. 나는 단지 정말 궁금할 뿐이다. 당신의 선택은 자발적인 것인지, 한 번이라도 동물을 먹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당신의 식탁에는 왜 동물이 빠져서는 안 되는지. 식탁 위의 동물이 어떤 삶을 거쳐 당신의 입으로 들어가는지, 당신은 아무런 의문 없이 동물을 먹는 세상에 물음표를 던져본 적이 있는지. 그저 궁금할 뿐이다.
그렇기에 나는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려 한다.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들의 선택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생각해보도록 하기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