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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lzmom Feb 01. 2024

남편이 말했다. "동네 통장을 해"

엄마가 되기 전에 사람들과 소통을 하긴 했지만

혼자서 머릿속으로 고민하고 생각하는 일을

많이 했고, 그게 적성에도 잘 맞았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길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나도 모르게 이쪽 가게는 월세가 얼마인지,

저쪽 가게는 월세가 얼마인지...

과일 사장님은 월세가 너무 비싸셔서

이번에 가게를 그만두신다고 알려주시고...

가게를 정리하시며 과일을 몇 개 더 넣어주셨다.


동네에 처음 생길 때부터 다녔던 카페는

젊은 부부 사장님이 운영을 하셨는데

2년이 지난 어느 날 사장님 부부가 안 계시고

새로운 분들이 계셨다.

혼자 서운하다고 남편에게 이야기하니...

"옮길 때 왜 이야기를 하고 가냐며...ㅎㅎ"


그냥... 지칠 때... 여러 가지 문제들로

잠깐 숨 돌리고 싶을 때 갔었던 카페라 나도 모르게

마음에 위로를 받았던 카페여서... 그래...

카페는 그 자리 그대로 있어도 사장님 부부와

나누던 인사가 그리웠다.


최근에는 친구네 동네 (집에서 천천히 걸어가면 20분 거리) 과일가게에 갔었다.

그런데 사장님이 계속 빤히 쳐다보셨다.

나도 모르게 어디서 뵌 적도 있는 분 같은데

도통 기억이 나질 않았다.

사장님이 먼저 웃으시면서 이야기를 해주셨다.

6   동네로 이사오기 살던 동네 

과일가게 사장님이셨다.

"어 아저씨!"

큰아이가 어릴 때 유모차를 끌고 다녔었는데...

며칠 후 큰아이와 과일을 사러 갔다.

아저씨가 아이가 많이 컸다며 전병 한 상자를

아이품에 안겨주셨다.

아이와 근처 도넛 맛집에서 꽈배기와 찹쌀도넛을 사서 

아저씨께 전해드리고 왔다. 신기한 만남이었다.

남편에게도 이야기하니 기억을 했다.

"아저씨가 많이 컸다고 전병도 한 상자 주셨어."

"감사하네."


미용실을 가도

야채가게에 가도

꽃 카페에 가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내가 있다.


남편에게 이런 내 모습을 이야기하니

남편이 말했다.


"동네 통장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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