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다. 분명 혼자 있는 거 좋아하는데...
'동네 통장은 아무나 하나...
나 대학교 때 ISTP로 나왔는데...
혼자 있는 거 좋아해...'
남편의 말에 혼자 중얼거렸다.
그런데 나는 올해 마을공동체를 신청했고,
선정이 되어 동사무소와 다양한 기관에 연락을 해
친구들을 모집하고, 4가지 원데이 수업을 진행했다.
감사하게 함께 해주신 선생님들 덕분에 진행할 수 있었다.
이 일은 작년에 한 아이에 대한 뉴스를 보고 시작되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니 아이들 뉴스가 그냥 지나쳐 치지 않았다. 지금은 이 세상에 그 아이는 없다. '아이 옆에 한 사람만 있었더라면...' 마음이 많이 아팠고, 비슷한 친구들에게라도 작은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없는 거 같았다.
'뭔가 도움이 되고 싶다...
아이들을 키우기 전 했던 일.
디자인으로 해볼까...'
이 마음이 생기고 나니 안 보이던 길들이 보였다. 작년에 예비 사회적 기업 모집 공고를 보고 아이들 그림을 더한 디자인 제품으로 도전을 했고, 감사하게 최종 PT까지 갔다. 하지만 그 사업 아이템으로는 이윤을 창출해 본 경험이 없어서 마지막에 떨어졌다. 과정 과정 속에서 다양한 분들을 만났고, 조금은 뾰족하게 생각해 보고 사업 아이템까지 다듬어 본 시간이었다. 디자인 샘플까지 무료로 만들어 주신 사장님도 만나고, 많은 심사위원들 앞에서 나의 사업 아이템을 설명하고... 지금 생각해 보면 무슨 정신으로 했는지 잘 모르겠다.
내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하다니...
그냥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나에게 없던 용기를 주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올해는 마을공동체에 도전을 했는데 이 일을 진행하면서도 정말 많은 분들께 오히려 내가 도움을 받았다.
tip) 마을 공동체 만드는 과정.
1. 지원사업 공고를 보고 지원사업 서류를 제출.
2. 서류 및 면접심사를 보고 나면 최종 발표.
3. 회계교육 및 협약체결.
4. 세무서에 가서 고유번호증을 발급받기.
5. 고유번호증으로 은행에 가서 보조금 전용 통장과
보조금 신용카드 만들기.
6. 보조금 교부를 받아 사업 추진.
7. 중간점검 모임.
8. 정산교육 및 사례공유회.
9. 사업완료 및 정산서류 제출.
작년에 사회적 기업에 도전했던 경험이 도움이 되었다. 올해는 보탬 e 시스템을 처음 사용해 다소 어려웠지만 또 새로운 공부를 한 시간이었다.
'이상하다. 분명 혼자 있는 거 좋아하는데...
계속 무언가를 하고 있다...'
힘든 순간들도 많았다. 아무것도 없는 상황 속에서 울고 싶을 때도 있었다. 사람들에게 거절도 당하고 재정적으로도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도 아닌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런데 아이들, 환자분들과 함께 수업을 할 때면
힘이 나도 기쁨마음이 들었다.
주변 분들과 이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내가 이렇게 행복하게 웃는 모습은 처음 본다고...
이야기를 하신다.
분명 힘든데 나는 웃고 있다.
참 이상하다.
내년에 다시 무언가를 하고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