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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윤 Nov 21. 2022

7년 동안 7곳의 회사를 다니다

"퇴사하고 뭐하셨나요?", "1년도 근무하지 않았네요." 등 길지 않은 재직 기간이 맞물려 잦은 이직을 해온 내가 받은 수많은 질문들. 단 한 번도 부끄럽지 않았던 나의 행보에 가끔은 나조차 스스로에게 의구심이 든 적도 있다. '나는 회사를 왜 다닐까?', '나는 회사에 필요한 존재인가?'


인턴직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다닌 회사는 총 7곳, 현재 회사가 7번째다. 최근에 지인이 잘 맞는 직장을 찾길 바란다며 응원한다고 했다. 그리고 무엇을 찾아 헤매는지 조금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의아하고 신기했다. 난 내 길을 헤매서 회사를 옮겨 다닌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는 본인에게 '회사'가 주는 의미와 '직장인'으로서의 가치관이 달랐다.


첫 번째 직장은 2년, 두 번째 직장은 1년 그리고 이후 회사에서 1년을 채운 곳이 없다. 면접 준비하듯이, 첫 번째 회사부터 퇴사 사유를 써볼까 싶었지만 그것은 이 글에서 중요치 않다. 7곳의 회사를 거쳐오면서 매번 다른 목표를 가진 대표와 다른 성향의 동료를 만나며 사람을 통해 배움을 얻었다. 또한 스타트업 생존기처럼 서비스의 비즈니스 모델을 시시각각 지켜보며 '회사'라는 곳은 반드시 영리를 추구해야 함을 깨달았다.


부, 명예, 사회적 가치 등 각기 다른 목표를 추구하는 대표들을 만나며 '이 대표님은 왜 이럴까?'에서 '나는 어떤 대표가 될 수 있을까?'라며 스스로에게 물었다. 소중하고 배울 점이 많았던 동료들 덕분에 '이 사람은 어떻게 일하지?'를 넘어서 '나와의 협업이 편할 수 있도록 돕자'라는 마인드로 개인이 우선인 내가 팀워크의 매력을 알게 됐다.


수없이 야근을 하고 업무 외적으로 쓸데없는 한국의 사회생활을 배우며 더욱더 '회사'라는 존재에 깊이 고민했다. 하지만 공백기를 포함한 지난 시절을 보내며 회사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회사'가 아닌 '나' 그리고 '업'에 대해 집중하면 그만이었다. 특정 회사가 아닌 더 나은 나만의 커리어를 위한 마인드셋을 가지면 내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직장인으로서의 가치는 '연봉'으로 결정된다.


이제는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는다. 그저 내 일의 목표와 성과, 회고를 통해 업무에 대한 정당성과 효율성을 고찰할 뿐이다. '나는 회사에 필요한 존재인가?'가 아닌 필요한 존재가 되기 위해 할 일을 찾고 '나는 회사를 왜 다닐까?'가 아닌 '어떻게 하면 일을 잘할까?'라는 생각으로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으로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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