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와 관련된 다양한 책들을 살펴보면, 욱해서 그만두고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막연한 낙관론을 다루거나 자꾸 줄어드는 통장잔고에 불안해지는 마음 등을 묘사한 내용들이 많다. 하지만 회사 탈출 자금을 마련한 다음이라면 이런 불안함이나 대책 없음에서 벗어나 시간을 두고 인생의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말은 참 쉽다만, 대체 어떻게? 회사에서 뛰쳐나오고 싶은 것은 지금 당장인데 현재 통장 잔고는 넉넉하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나도 회사를 여러 번 그만둬 본 사람으로서 몇 달 간 백수기간을 거치는 동안 실업급여를 받거나 저축을 까먹으며 불안을 곱씹던 시간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이 상황을 두려워할 것이다.
그런데 내가 말하는 회사 탈출 자금은 단기성 자금이 아니다. 임시가 아니라, 내가 원하지 않는다면 다시는 직장생활을 안하고도 살 수 있게 해주는 자금. 한마디로 ‘영원한’이라는 형용사가 숨겨진 용어인 셈이다. 이런 정도의 자금을 마련하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 내 경우만 봐도 17년이나 걸리지 않았는가. 그리고 큰 규모의 돈은 마련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그 돈을 통제할 수 있는 돈 다루는 실력이 없다면 금세 아까운 돈을 날릴 위험도 크다.
그래서 회사 탈출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돈 다루는 방법, 즉 재테크의 기본기를 익히고 실제로 돈을 굴리는 과정을 거치며 재테크가 잘 맞는 옷처럼 익숙해질 때까지 준비했으면 좋겠다. 재테크의 세계는 어린이와 프로 선수가 맞붙는 링과 같다. 준비 안 된 사람을 잡아먹으려고 대기 중인 야수들이 득실댄다. 공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