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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리집가장 Sep 24. 2023

함께 호흡하는 기쁨

원더러스트 코리아 2023


오랜 시간 고대했던 <원더러스트 코리아 2023>을 8월 말에 다녀왔다. 웰니스 페스티벌이라고 설명되던데, 요가가 메인인 것 같고 필라테스, 인터벌 트레이닝, 훌라 댄스, 명상 등 건강과 관련한 모든 활동을 접할 수 있는 행사다. 요가 외사랑 인생을 사는 나에겐 다양한 요가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기회! 봄에 이 행사를 알게 됐고, 얼리버드로 수업 3개를 들을 수 있는 PGA 티켓을 예매해 뒀다. 


봄에는 머리서기를 할 수 없었으므로 8월 원더러스트에서 머리서기하는 게 나의 목표였을 정도다. 8월을 목표로 머리서기를 연습했더니 정말 7월에 완성됐다는 기쁜 소식...


아무튼, 이 행사의 특이한 점은 얼리버드 예매할 때 장소를 알 수 없다는 점. 서울에서 열린다카더라 소리를 듣고 예매를 해뒀는데 난지에서 열린다는 말도 있었으나, 행사를 얼마 남기지 않고 공개된 바에 따르면 잠실이었다. 이러나저러나 경기도민에게 다 멀기 때문에 괜찮았다...

토요일, 일요일 양일 열렸으나 일요일은 좀 쉬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토요일에 갔다. 요가 매트 대여가 된다고 하지만, 수량이 얼마만큼 있을지 알 수 없고 개인매트가 더 관리하기 쉬우니까 꼭꼭 챙기기! 나는 만두카 라이트를 가지고 갔고, 좀 무거웠지만 이 정도 두께는 돼야 요가하기 좋을 것 같다. 햇빛이 너무 뜨거워서 야외 요가를 하면 매트가 절절 끓기 때문에 매트를 덮는 요가 타월도 들고 가면 좋다! 일명 전리품이라고 해야 할지... 스폰서 브랜드에서 여러 선물을 가방에 담아주는데, 양이 상당해서 집에서 들고 가는 짐이 적으면 좋겠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든든하게 챙겨가면 확실히 다 쓰임이 있다.


수업은 타임테이블이 뜨면 미리 수강신청을 하고 가야 한다. 나는 3개를 들을 수 있어서 

1) 유니버셜 요가

2) 아크로 요가

3) 히말라야 빈야사

요렇게 예약을 했다. 다른 활동들도 있었지만 지독하게 요가만 듣는 나... 어떤데...


유니버셜 요가는 여동구 선생님의 수업이었고, 메인 스테이지에서 진행됐다.

오전 11시 태양 지글지글쇼... 제가 매트 위 사람인가요, 자이글 위 삼겹살인가요. 구분이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뒤집어지는 인증샷을 찍기엔 참으로 좋은 날씨... 꼭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가시길...

날은 더웠지만, 햇볕이 세서 수업들을 때에도 모자를 벗지 않았고, 긴 팔 커버업을 입었다.

유니버셜 요가라는 이름은 처음 접했지만, 평소에 하던 동작에 방향적 변주를 줘서 난도가 올라간 느낌이었다.

우르드바다누라를 하면서 시계 방향으로 도는데... 정말이지 돌아버려... 요가 핫바리 인증했고요.

그래도 어려운 아사나를 해보는 것과 할 줄 아는 것만 하는 것의 차이가 크니까 무조건 해보길 잘한 거라고 생각한다.

햇빛에 지글지글당하고 나선 올림픽 공원 내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행사장으로 돌아왔다.


4명이 짝을 지어서 하는 아크로 요가수업을 들었다. 너무 대단한데... 이걸 그냥 봐도 되나요...?

(아뇨, 그래서 당신은 수업료 58,000원을 냈읍니다) 

보는 것만으로 도파민이 치솟고 그냥 너무 대단한 것이다... 매트 위에서 하라고 해도 못하겄어요...

암튼 그래도 해야지...


이 수업은 냅다까라 단체로 풀밭을 뛰면서 자리를 정하는 등 보다 자유로운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연스럽게 주변에 있는 네 명의 사람들이 한 조가 되었다. 아크로 요가는 두 명만 하는 게 아니라, 서포트해주는 사람이 필요해서 3인 이상이 한 조가 된다. *세 가지 역할을 돌아가면서 수행하면서 수업을 진행했는데, 나는 힘과 코어가 쓰레기이기 때문에 베이스의 역할을 디지게 못했다. ㅎ... 베이스가 단단해야 플라이어가 믿고 올라갈 수 있는데 후들후들 그 자체라서 좀 자괴감이 들었던 시간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런 감정을 느껴보는 것 또한 새로운 훈련의 동기 부여가 된다는 정신 승리 완.

* 1) 베이스 : 아래에서 받치는 사람 2) 플라이어 : 베이스 위에 올라가는 사람 3) 스팟 : 베이스와 플라이어의 안전을 위해 자세를 봐주는 사람


마지막엔 히말라야 빈야사 요가 수업. 오후 5시 조금 넘은 시간에 시작돼서 우리가 요가를 하던 중에 시원한 바람이 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가장 좋았다고 기억되는 수업이다. 전소희 선생님의 차분한 티칭도 완벽했다. 나는 바카사나 맹연습 중이었는데, 거짓말처럼 선생님의 말씀대로 했더니 팔 위에 다리가 툭 얹어진 것이어요. 정말이지 마법 같은(구라 같다고 말하고 싶은데 순화하자면) 요가 수업이었다. 고개를 뒤로 젖히는 아사나에서 거꾸로 본 공원 위 하늘은 황홀경 그 자체였고, 원더러스트에서 가장 오래갈 기억이 됐다.



모든 수업을 마치고 메인 스테이지 쪽으로 왔더니 해가 슬슬 지면서 이런 풍경이!

원더러스트의 좋은 점은 모두 요가 매트를 가지고 있고, 편안한 옷차림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아무 곳에나 매트를 깔고 편안한 자세로 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 생각하니 다 귀여워 보이고, 사람 좋아 보이는

착한 착시 현상은 덤이다. 


요가는 자기에게 집중하며 수련할 때도 좋지만, 비슷한 마음을 가진 사람 여럿이 함께 할 때 얻는 기쁨도 큰 운동이다. 앞사람, 옆 사람, 뒷사람의 호흡을 느끼기. 못할 것 같은 아사나도 옆 사람을 보면서 더 해보려는 마음 먹기가 가능하기 때문에.


여름만큼이나 봄과 가을도 야외 요가하기 좋아 보이는데,

원더러스트 선생님들 힘내서 연 3회 개최 어떠신지...

제게 야외 요가 맛을 알려줘 놓고 1년에 한번 오는 건 서운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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