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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리집가장 Apr 24. 2024

12월 방콕, 운동하며 더위와 맞다이 뜨기

요가, 무에타이 원데이 클래스

방콕에서 찍은 필름을 이제야 인화했다... 인화한 김에 한참 늦은 여행기 써보고요.

요즘의 신록을 보면 12월의 방콕이 생각나서 너무 튀고 싶다 이 말씀.


지난해 연말 방콕으로 혼자 여행을 가게 된다. 사람 때문에 너무 힘들었기에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려고. '카르마'를 되뇌면서 한 해를 보냈다. 마지막만큼은 건강하고 싶어서 3박 5일 방콕 여행 라쓰고…

국내여행 아님 주의… 나는 일상 짐은 많아도, 여행 짐은 굉장히 단출한 스타일이라 여행은 배낭 원툴이다. 오스프리 22리터+프라이탁 라씨 조합이 편하고 좋다. 꾸밈 노동을 버리면 여행이 간단해진다.

한국은 혹한기고 방콕은 우기도 아닌 때라 기온 차가 커서 옷 챙겨 입기도 까탈스러웠는데… 환상의 껴입기 스킬이 있다면 오께이셔요. 물론 멋은 포기하셔요. #각설이_ootd


1일차

출국룩

1) 요가 브라탑

2) 긴소매 요가 커버업

3) 크롭 반소매 티

4) 후리스(얇)

5) 두꺼운 요가 바지

짐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상의는 다 패드 내장돼 있는 요가복으로 챙겼고 결론적으로 너무 좋은 선택이었다.


한국에선 공항버스 기다릴 때 좀 추웠고, 방콕 도착해선 걍 더워서 수비드되셨어요.

수완나품 공항에서 호텔이 있는 프롬퐁역까지 공항철도-지상철을 탔는데 하나도 안 어려웠다.

밤 도착 비행기라 야무지게 야식까아쥐 사서 호텔 체크인 완. 세븐일레븐에서 데워주는 토스트 너무 맛있어서 매일 밤 먹었다. 그리고 요상한 맛의 환타들이 있기 때문에 하루에 하나씩 먹어보는 재미가 있었다.


숙소 오는 길에 변마(?) 암튼 그런 이상한 마사지 가게가 있었는데 죄다 한국어 메뉴가 있어서 ^^;; 당황캅~


2일차

다음 날 방콕 첫 스케줄 룸피니 공원 가서 혼자 환상의 요가쇼를 했다. 요가 매트는 없어도 매트 사이즈의 타월을 들고 가서 해부렀다… 이 순간을 위해 타월을 바리바리 싸들고 간 나... 제법 비효율적이고 멋져.

도마뱀이랑 요가하고 싶었는데 없었다. 뭔가 쾌걸근육맨 같아서 극호감인 사진^^

볕이 굉장히 강했는데 나는 햇볕에 타는 건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다. 타면 타는 대로 살아...

노릇노릇하고 좋지 뭐.

룸피니 공원에서 구르고 걸어서 숙소 쪽에 있는 릉루엉 국수집에 갔다. 여기가 백종원 맛집이라고예.

다른 사람들은 웨이팅 걱정하던데, 숙소가 릉세권이라서 지나가다가 사람 없으면 그냥 먹었다.

1인이라서 웨이팅 없었을지도...? 강제 합석 시켜버리기 때문ㅎㅎ

물국수랑 블랙티 먹었는데 갈증 나는 데 블랙티 마시니까 극락이셔요. 이거지예.

샤워하고 쇼핑몰에 가봤다. 센트럴 월드에 있는 쥐셔요. 더현대, ifc몰, 타임스퀘어 이런 느낌의 쇼핑몰이 굉장히 많았다.

이브이 귀엽고요.

12월 중순이어서 크리스마스로 난리 부르노마스였다. 사진에는 없는데 센트럴 월드 옆에 있는 더 플래티넘이 진짜 동대문스럽고 옷이 다 자질구레한 것이 한 철 입기 딱이어서 불화탑 두 개 샀다.

여기가 그 유명한 방콕 애플이지예

문 앞에 두고 가이소

아유타야 반일 투어 가기 전에 시간 떠서 터미널21 애프터유에서 망고빙수를 먹었다.

양치하고 먹었는데 빙수 안에 밥풀떼기(찹쌀) 있어서 바아로 교정기에 다 끼여버리기. 맛있었는데 한화로 9천 원 정도 했으므로 태국 물가에 비해선 아주 부르주아 음식이라 할 수 있겠다.

례… 아유타야 감흥이 별로 없었다. 반일투어하는 한국인들 엄청 많았기 때문에. 경주인지 아유타야인지 긴가민가한 것이…

그래도 사진은 잘 나온다. (바지 갈아입음)

여기가 제일 유명한 포토스팟. 신기하다.

배 타고 야경 보면서 저녁밥을 먹었다. 밥 값과 지로콜라 값은 추가여요. 같이 밴 탔던 일행이 자리 가지고 툴툴대면서 분위기를 이상하게 만들어서 인간 혐오 게이지가 차올랐다. 여러모로 아유타야 반일투어 비추천이다. 거기서 만난 사람이 싫었고, 한화로 4만 원 정도였는데 땡모반이 몇 개냐며. 가이드분이 노력해 주시는 것과 별개로 변수가 있다... 있을 수 있지.

음…

한 가지 좋은 점은 한국인 혹은 한국어 유창한 가이드가 사진을 찍어준다는 점 (결과는 내 탓)

사진 많이 찍어준 (나보다 많이 어려 보이는) 남성분 감삼다.

옷이 없어서 계속 한국에서 입고 온 옷이다.

다시 방콕으로 돌아와서 아속역의 기괴큐티한 트리를 구경했다.

숙소 가는 길 이케아의 더 기괴한 트리가 있었고,

동남아의 크리스마스를 생각하며 매일 아속역-프롬퐁역을 하정우 마냥 걸어 다녔다.

음 영등포 타임스퀘어인가요.


3일 차

호텔 조식 내 스타일! 호텔에서 운영하는 인스타 감성 카페에 가서 그냥 먹으면 된다. 정해져 있는 메뉴에서 고르면 되는데, 사진에서처럼 빵 / 볶음밥 / 오믈렛 이렇게 있었던 듯하다. 나는 빵순이니까 첫날은 빵!

든든하게 자시고 요가티크 yogatique 방콕에 방문했다. 현장에서도 접수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마음 편하게 요가티크 홈페이지에서 수업을 예약하고 갔었다. 예약 공지를 잘 읽어보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예약하면 바로 메일로 안내가 와서 안심이 된다. 수업 전에 리마인드 메일까지 오니 갓벽... 그리고 요가티크의 원데이클래스(drop in)은 1+1이라고 해서 수업 2개를 예약했지만, 현장에선 1회 수업료 500바트만 결제했다. 직원이 오늘 수업 듣고, 한번 더 들을 수 있다며 프리 티겟 같은 걸 준다.


예약 메일


원데이 클래스가 무려 1+1! 첫날은 빈야사, 둘째 날은 하타 수업을 들었다.
사진에서 입은 탑은 전날 방콕의 동대문에서 100밧 주고 산 것인데, 패드가 날라리처럼 달려있어서 젖쪼아래 위기였다. 역자세하려면 뭐가 있든 말든 부여잡아야 했다…ㅎㅎ 더워서 탑이 아니면 요가하기 힘들었다.

수업 중 매트 옆에 두는 것인데 핸즈온해줘도 좋다는 표시다. 뒤집으면 no가 나온다. 아무래도 핸즈온은 몸을 만지는 것이라 이렇게 세심하게 동의를 구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저는 완전 환영이어요! 저를 손반죽해주셔요 선생님!

나는 요가티크가 방콕 여행 중 가장 좋았다. 에어컨을 안 트는 곳이었는데 90분 수련하고 마지막에 사바아사나하면서 바람맞으면 아주 굿이에요. 영어 큐잉 처음이었는데 얼레벌레해버리면 된다네요. 또, 더운 나라에서 요가를 하면 몸이 잘 열린다는 소리가 있던데 약간 맞는 것 같기도?


수업의 특징은 호흡을 굉장히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요가에서 호흡이 중요하지만, 호흡에 할애하는 시간이 엄청 길었다. 초반 15-20분 정도는 호흡만 잡은 듯하다. 난도가 낮진 않아서 요가 수련자가 가면 좋을 듯하다. 처음 해보는 특이한 아사나가 몇 개 있었고, 굉장히 도전적이어서 재밌었다.


피크포즈는 우르드바다누라 / 드롭백 / 시르사 이 정도…? 쌤이 드롭백 핸즈온해준대서 몸을 맡기고 꺾었으나 척추팽윤증 이슈로 중도 포기했다. 거의 안겨버렸네… 드롭백은 유연성, 근력 모두 중요하지만 집중력과 용기가 많이 필요할 듯하다. 나 제외 한국인 한 분 계셨는데, 고난도 아사나를 너무 잘하셔서 혹시 강사님인지 여쭤보고 싶었다.


* 아 한 가지 특이한 점은 공용 매트를 사용하고 세제+수세미로 매트를 박박 닦고 가야 한다. 나는 한국 요가원에서 개인 매트를 써서 이런 게 처음이었다. (보통 공용 매트를 써도 물티슈 정도로 닦음) 만약 요가티크를 가신다면, 수업 끝나고 나서 입구 쪽에 있는 락커 위를 보시라. 수세미가 있을 것이다.

마치고 나와서 아속역에서 커피 맛으로 유명한 <아티스 커피>에서 아아메 또 때렸다. 커피맛의 차이를 모르겠지만 더워서 다 괜찮았다.

1시간 후 무에타이 예약해 뒀기 때문에 그 근처에서 커피를 먹은 건데요. 미치셨나요.

아속역 쪽에 있는 RSM 무에타이 아카데미다. 방콕의 무에타이 클래스를 찾다 보면 몇 개 있는데, 접근성은 이곳이 가장 좋다. RSM은 라인으로 예약을 해야 한다. RSM 계정 열심히 찾아서(인스타그램 계정 찾고 거기서 라인 계정을 알아냄) 나 원데이 클래스 할래!라고 하면 시간표랑 가격 보내준다. 그거 보고 언제 할 건지 보내주면 되고요. 라인에서 안내받은 가격에서 약간 할인된 금액으로 현장 결제했다. (아마 할인되는 오전 시간이라 그런 듯) 글러브는 무료 대여, 핸드랩은 유상 대여였다. 나는 개인 소장 핸드랩을 가지고 갔었다. 정말 잘 가져간 것이라 생각했던 게 글러브에서 땀냄새가 미친 듯이 났기 때문이다. 그냥 내 코 내가 때리고 싶었다. 글러브에서 나는데 핸드랩에서 안 나겠나요... 내 거 쓰니까 그나마 쾌적. 전 세계인의 땀냄새가 깃든 글러브를 끼고 가드 올린 채 스텝 계속 밟으면 어떤 기분일지 서술하시오.

나는 중국인 언니 둘이랑 수업 들었는데, 넘 웃겨서 귀엽고 즐거웠다. 언니들이 사진도 찍어주심.

(언니 아닐 수도 있음)

코치님이 영상 찍으라고 폰 각도 잡아주심...ㅎ

안 한지 꽤 오래됐지만, 4년 전쯤 킥복싱을 1년 반 정도 배웠다. 그리고 작년 여름에 정통복싱 3개월 배우다 장경인대 다쳐서 요가로 회귀했다. 아무튼 기억이 날까 싶었는데, 동작은 킥복싱이랑 비슷하고 체력 운동에서 힘을 다 빼놔서 미트 칠 때 정신이 혼미했다. 체력 운동이 엄청 빡셌다. 90분 수업 중에 30분 이상이었던 것 같다. 체육관이 넓기 때문에 거기서 일단 달리기를 시킨다. 그리고 줄넘기 당연한 거 아이겠습니꺼ㅋ 껌이죠ㅋ 줄넘기하고 나서 복근 운동 하드 트레이닝 그 잡채밥... 이 날 야식을 엄청 먹었는데, 다음날까지 복근이 선명했다.


샌드백이랑 미트도 꽤 오래 잡아줬는데, 오랜만에 킥하니까 중심이 안 잡혔다. 근데 또 욕심은 과해서 승질 급하게 치니까 미트 잡아준 코치가 좀 힘들었을지도. (사실 내가 더 힘들었다) 내가 괴로워할 때 그는 너무 즐거워했다.ㅋ 라운드 끝났는데 계속 치라고 한 거 같아^^ (할인받은 금액 그대로 팁 드리고 옴) 오랜만에 해보니 내가 왜 그렇게 킥복싱을 좋아했는지 알 것 같았다. 이 맛이지예.


한국에서도 늘 킥복싱을 갈망하지만 괜찮은 체육관 찾기가 쉽지 않다. 서울로 떠난 저의 관장님을 찾습니다… 돌료주십시오! 킥복싱은 아니지만, 여름에 복싱장 다시 다닐 것이다. 더울 땐 (샌드백) 쳐야 제 맛!

아침부터 운동 180분 갈기고 더위 먹었다. 친구들이 방콕 뭐 하러 갔냐고… 운동하고 더위 자시러 왔죠.

릉루엉에 또 갔다. 식당 찾는 것이 귀찮고, 한번 가서 맛있었으면 다른 메뉴 먹으면 되니까요..

이번엔 시그니처 똠양비빔국수 먹었는데 역시 맛있었고, 오렌지 주스가 극락이었다.

샤워하고 배 타고 아이콘 시암 가서 코코넛풀빵 사 묵고 엄마 선물 샀다.

겹네요… 쩟페어 야시장 갔는데 더위 먹어서 땡모반 사 먹고 코끼리 바지 사고 세븐일레븐 털고 걍 호텔 복귀했다. 쩟페어 야시장 한국 젊은이들 랭쌥 먹고 있고, 길거리 음식이랑 수공예품을 많이 팔긴 한던데 크게 흥미가 안 생겼다. (더위 먹어서)


4일 차

다음날 조식 베지 볶음밥 내 스타일!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

또 요가… 뚀가. 요가원까지 걸어갔기 때문에, 씻고 아침밥 먹으려면 거의 매일 7:30 전에 일어나야 했다. 나 한국에서 출근할 때 8시 넘어서 일어났는데. 그래도 출근하는 방콕 직장인들 사이에서 히히 거리면서 걸어 다녔다. 요가를 하고 나오면 기분이 너무 좋았다.

요가원 가는 길 필카로 찍은... 모르겄어요 건물

샤워하고 짐 싸면서 필터 체크했는데 3박 실화임니꺼… 필터 필수여요! 심지어 생긴 지 얼마 안 된 호텔인데도 이러면 오래된 숙소는...더보기

마사지받았는데 해주신 분이 수습생 같았다. 다 끝나고 나선 나더러 일본인이냐고 물었다. 아니라고 했는데 걍 맞다고 할 걸… 스크럽 코스로 했었는데 각질 많았기 때문^^ 국격 절대 지켜.

시암 파라곤에 벼르던 갈색 미피 사러 갔다. 코끼리 인형인 태방이를 비롯해 귀여운 인형들은 아이콘 시암이 아니라 시암 파라곤에 있다! 이게 매우 헷갈림ㅠ.ㅠ

당연히 너무 귀엽고예 이거지예~


사람들 따라서 찍어봤다. 인스타 핫플임니꺼. 내가 방콕에서의 마지막 날을 이렇게 가볍게 다닐 수 있는 이유는

벨럭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한화 1만 원 정도면 숙소 프런트에 짐을 맡기면 수완나품 공항으로 보낼 수 있다. 모바일로 접수/결제하고 러기지 택 걸어서 체크아웃할 때 두고 가면, 벨럭에서 짐을 픽업해 가고 사진까지 찍어서 내 짐이 맞는지 확인해 준다. 원래는 배낭 메고 다닐 생각이었는데, 또 더위 먹을까 봐 방법이 있나 찾아보다가 극적으로 벨럭을 알게 돼서 사용했는데 만족도 최상이었다.

수완나품 공항 와서 마지막 똠양쌀국수 먹었다. 가격이 너무 비싸지만 공복 (밤)비행이 더 무섭기 때문에 자셔줬다. 한국에 도착하니 아침!

바로바로론 냉동 만두가 되어버렸다고 하네요~ (입국날 영하 15도)


별 다른 일이 있지 않으면, 올해 연말은 치앙마이에서 요가를 하면서 보낼 것 같다.

태국 아무래도 내 고국이 맞는 듯. 저는 잠시 한국으로 워홀을 온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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