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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다 Oct 25. 2023

유럽까지 수출된 한국 꼰대 직장 문화

한국 꼰대질이 싫어서 도망쳤더니


유감스럽게도 유럽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한국 회사에 다니고 있다.

잔잔하던 나의 회사 생활이 점점 유리가 깨지려고 준비하듯이 쩍쩍 갈라지는 소리가 들리는데

회사에 있는 한국인 동료가 여기는 한국이 아닌데 자꾸 꼰대질하면서 사내 근무 환경을 망친다.


극한의 어글리 코리안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어서 그 사람이 하는 말과 행동을 보며 깨닫는 게 많다.

무엇보다 사람은 상대를 서열질하는 것은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좋지 않다.

내가 상대를 내 아래로 생각한다면 절대 그 둘의 관계는 발전하지 못한다.

박수가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말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 어떤 것도 혼자서만 이뤄지는 일은 없다.


내가 상대를 존중하지 않고 서열질하며 상대를 나보다 낮은 위치로 생각하고 상대한다면 최악의 상황에서 타인들의 질타로 제일 먼저 위험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직장 내에서는 업무 지시가 명령이 아닌데?


우리는 회사라는 곳에서 일을 하면 때에 따라서 권력으로 동반되는 업무의 지시에 조건 없이 따름이 존재하지만 그게 절대명령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마 한국 사회에서는 나보다 윗사람, 어른이 하는 말에는 우선적으로 따르는 유교사상이 있다. 그런 문화를 유럽에서도 적용시키려고 한다면 굉장히 위험하다.


우선 유럽문화권에는 유교사상이 없고 물론 이곳에서도 직급에 대한 권력과 권위를 존중하는 문화가 있다.

하지만 그걸 개인적인 감정으로 내세워서 악용하지는 않는다. 업무 성과를 내서 승진을 하고 직급에 따라서 업무 결정 권한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직급과 권력으로 인격적으로 무시하는 경우는 공존될 수 없는 문화다.

 

어쨌든 회사라는 곳도 하나의 집단이자 조직이니까 팀이 있고 팀의 리더, 팀원들이 있다.

팀의 리더가 업무의 방향을 제시하고 팀원들은 그 방향을 함께 따라간다.


당연히 리더가 늘 옳지 않고 리더의 의견에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다면 제시할 수 있다.

리더라고 해서 기계처럼 항상 옳은 생각만 탑재된 로봇은 아니니까.


상하관계는 존재해서 업무를 지시할 수는 있어도 권력을 남용해서 업무를 명령하는 것은 회사가 아니라 군대에서나 하는 일이지. 이 회사에서 꼰대질을 하고 패악질 부리는 사람은 본인 피셜 군대에서는 윗사람이 시키면 "네"하고 토 달지 않고 무조건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지 않으면 멍청하다느니 일을 못한다느니 업무의 사실성과 별개로 본인의 의견과 다름을 제시하는 사람을 적처럼 취급한다. 모든 말에 "내가 쟤 보다 직급이 높은데 감히" 이 말을 달고 산다.


자연스럽게 직급을 내세우고 업무 능력과 사실로 일을 하지 않으니 회사 내에서 저 꼰대질 하는 사람과 유대관계가 좋은 사람이 없다. 당연히 업무 협조가 잘 안 되고 꼰대질 하는 사람의 업무는 늘 속도가 느리다. 회사에서 왜 적을 만들고 싸움을 만들까?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 속에서 나의 적을 만들면 절대적으로 좋지 않다.


내가 한국에서 다니던 58세 꼰대 이사님 보다 더 극악스럽다. 남이 일을 많이 하는지 지각을 몇 분 하는지 휴가를 가는지 관심이 대표보다 더 많다. 정작 본인이 지각하고 휴가 가고 업무 시간에 딴짓하는 것은 누가 뭐라 하면 성난 불독처럼 변해서 분노해서 짖어버린다.



누군가의 아내이고 누군가의 아빠인데
왜 무시해?

회사 다니는 사람들이 7-8살 어린애도 아니고 다들 성인이다. 각자의 자아가 있는데 명령으로 업무를 지시하는 건 정말 추악하다 생각한다.


한 가정의 아내이자 누군가의 듬직한 아빠인 개인 자아가 있는 사회구성원이자 독립된 인격체들이다.

절대적으로 직급이 높다고 해서 직급이 낮은 사람을 무시할 수 없다.


최종 권력자가 아니라면 대표 밑에 직원들은 어차피 다 월급쟁이인 것을 꼭 강한 사람 앞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고 약한 사람 앞에서는 강한 척을 한다. 뚜렷하게 내세울 능력이 없으니 직급으로 본인의 부족한 능력을 숨긴다.


직급에 치중해서 내가 너보다 윗사람이야에 초점을 맞추고 팀원과 같이 업무 목표를 향해 달려가지 않고 겉보기에 있어 보이는 위치에서 팀원들을 굴리기만 하면 그 팀은 절대 발전할 수 없다.


자꾸 민간 사회에서 군대에서는 이랬다 저랬다 하는 사람은 다시 군대로 갔으면. 왜 자꾸 회사라는 곳을 군대로 만들려 하는 걸까. 그냥 다시 군대에 갔으면 좋겠다. 모든 군필자가 이런 생각과 행동으로 사회생활을 하지 않지만 꼰대질 하는 이 사람은 회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군대와 비교한다.


한 사례로는 본인이 타 팀의 리더를 찾아가서 확인하는 일은 본인이 그 리더보다 낮다는 것을 증명하는 꼴이라면서 절대 타 팀의 리더를 찾아가서 소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재차 물었다. 본인이 타 팀 리더를 찾아가면 리더보다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면 그것이 진정 본인이 그 사람보다 위치적으로 낮음을  인정하는 것 아니냐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타 팀의 리더를 직접 찾아가면 그 리더가 기고만장해서 안 된다는 것이다.


정신적 수준은 타 팀 리더가 훨씬 높게 평가된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타 팀 리더는 꼰대질 하는 저 사람을 전혀 신경도 안 쓰는데 말이다.


다른 현지 직원의 통찰력 있는 발언에 놀란 경험을 한 사례가 있다.


리더와 나의 의견이 다르면 제시하는 것도 선한 용기라는 것이다. 리더의 말이 늘 옳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더 나은 방향이 있다면 제안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회사의 대표가 나에게 월급을 주는 이유는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 다양한 의견을 제공하는 것이 본인의 책임감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감탄했다. 업무의 권한에 있어 수직 관계는 있어도 업무 상에 의견 공유는 수평 관계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한국인이 꼰대질하면서 대표 앞에서 빌빌 기면서 유럽 직원들한테는 조폭처럼 직급 타령하며 대접받기만 원하는 사람이랑 너무 비교되었다.


어쩌면 꼰대질 하는 사람은 내세울 능력이 없어 다른 사람의 부족한 부분을 일을 못 한다로 포장해서 본인의 위엄만 높이는 꼴이 아닌가 모르겠다. 타인을 내려 깎아서 얻는 신임은 그렇게 오래갈 수 있는 진짜 능력이 아닌데.


정말 유럽까지 와서 왜 한국 꼰대질을 하는 거야.

한국 꼰대질은 수출을 금지해 주세요.

그만둬.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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