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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다 Oct 31. 2023

같은 질문을 했는데 팀원마다 다른 대답을 한다.


후배가 생기니 이제 보이는 것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이제 신입사원의 테두리를 벗어나려고 한다.

물론 현재도 나의 위에는 상사가 존재하지만 나의 밑에 내가 보살펴줘야 하는 직원이 또 있다.

중간에 위치하면 난감한 상황이 꽤 자주 생긴다.

며칠 전에 팀원들에게 같은 질문을 했는데 돌아오는 대답이 서로 다 달랐던 것이 흥미로웠다.

마치 토익 리스닝 기출문제를 보는 기분이 들었다.


토익 900점이 무슨 소용이냐

직장 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토익 900점도 아니고 컴퓨터 활용 능력 자격증 1급도 아니다.

어차피 내가 대단한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기술자가 아니라면 문과 사무직에서 필요한 능력은

바로 얼마나 사람들과 잘 '소통'하느냐의 도구가 중요하다.


소통에는 전화를 하는 입, 문서를 작성하는 손, 상대의 질문을 수령하는 귀가 있다.

같은 한국인이라도 때에 따라서 '아'다르고 '어'가 다른 상황에서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경우도 생긴다.

근무하는 날의 공백이 있어서 왜 그런지 의문이 생겼고 전임자는 없는 상황이라서 팀원들에게

질문을 했다. 그렇게 돌아온 대답은 다 달랐는데 보통 질문의 대답에 따라오는 유형이 나눠지는 것 같다.


나는 한국이 아닌 외국인들과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업무를 보고 있기 때문에 더욱 소통이 중요한 업무 스킬 중 하나가 되었다.

1. 나몰라 유형

분명 이 대답을 한 사람은 직접 근무일을 확인하는 1차 담당자인데 모른다, 기억 안 난다는 대답이 돌아와서

처음에는 무척 당황스러웠다. 제일 잘 알고 있어야 되는 사람의 입에서 돌아온 대답에서 내 질문의 답이 없었다. 과일 장수에게 포도가 뭐냐 물어보니 포도가 뭔지 기억이 안 난다는 대답이다.

네가 왜 그걸 모르냐고 뭐라 하려다가 그게 통하는 애였다면 모른다는 대답조차 나오지 않았기에 그냥 내버려두었다.

2. 다른 사람에게 물어볼게 유형

이 대답을 한 사람은 1차 담당자는 아니고 3차 담당자라서 정확하게 모르고 있을 수 있다.

그래도 연관된 사람이라 혹시라도 알까 싶어서 질문을 했었다.

하지만 본인은 모르지만 이 질문의 대답을 알 수도 있는 사람에게 물어본다며 우선적으로 대답의 주체를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 그래도 솔직한 유형이다. 본인은 모르지만 다른 사람을 통해서라도 질문의 답을 찾아주려는 노력을 보인 점이 칭찬할 만하다.

3. 아마 이거 아닐까 유형

이 대답을 한 사람은 3차 담당자라서 1차 담당자와 각별히 관련이 있어서 80%의 확률로 알고 있을 거라 확신했다. 역시나 이 친구는 정확하게 모르지만 아마 이게 아닐까라고 추측은 했다.

그리고 가장 좋았던 것은 대답을 바로 할 수 없지만 우선 확인해 보겠다며 침묵하지 않은 점이 마음에 들었다.


질문을 듣고 그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서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 보여주는 것이 굉장히 칭찬하고 싶다.

우리의 직장은 작은 사회와 같아서 너무나 다양한 사람의 성격들이 모여있다.

따라서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말을 하고 문제가 생겨도 각자의 해결책으로 상황을 헤쳐나간다.

그래서 한 사람만 존재할 수 없고 한 회사에서 어떤 목표를 위해서 일하려면 여러 사람이 필요한 이유가 존재한다.


가장 듣기 싫은 답은 동문서답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 같은 질문을 던졌지만 그에 돌아오는 대답이 모두 달랐다.

이렇게 한 사람에 대한 인상이 달라지고 그 사람의 업무 스타일도 파악할 수 있다.

유형에 분석하지 않았지만 내가 하는 질문에 전혀 관련이 없는 뚱딴지 같은 대답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이 사람에게는 나의 질문 자체가 명령어로 입력이 되지 않았다. 따라서 명령어에 따른 결괏값도 틀린 답이 나온 것이다. 이렇게 동문서답하는 사람과 일하는 것은 2배로 힘들다. 질문을 던지기만 할 것이 아니라 질문 자체를 이해도 시켜야 한다.


회사를 다니면서 사람에 대해서 관찰을 하게 되고 나만의 직장동료 다루기 데이터가 쌓여서 직장생활의 시간이 축적될수록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는 나만의 능력이 성장하고 있다.

누군가 회사 사람들과 일하면서 스트레스받는다면 아마도 그건 직장 동료의 유형 파악이 덜 돼서 그렇다.

적을 공격하려면 그 적이 살고 있는 곳, 적이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을 다 알고 공격해야 한다.

직장 생활도 하나의 전쟁이다. 나와 같은 회사의 목표를 위해서 일을 하고 있지만 사실 나와 다른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어 편하게 일을 하고 걸림돌 없이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면 결국 내가 아닌 남들을 잘 공격해야 한다.


나와 같이 일하는 내 주변 직장 동료의 성향을 빠르게 파악하고 분석해서 그에 맞게 질문을 던져주거나 업무 방식의 태도를 다르게 하면 적어도 그들로부터 받는 스트레스의 정도는 줄일 수 있다.


나 혼자만 힘들게 일하는 것은 너무 손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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