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직장 점심시간 문화
회사에서 왜 점심을 안 먹어?
유럽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놀란 점은 점심시간이 따로 없다. 보통 자리에서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먹는 정도로 식사를 마무리한다. 들어보니 회사마다 점심시간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간단히 해결하고 점심시간을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 한 시간 일찍 퇴근할 수 있는데 굳이 왜 점심시간을 가져야 하는지 의문을 갖는다.
한국에서 직장 다니면서 나의 유일한 퇴사를 미룰 수 있던 버팀목은 직장 동료들과 먹는 점심시간 그리고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큰 힘이 되었다. 비록 구내식당에서 나오는 반찬들이 비슷한 주기로 돌려 막기였지만 점심 메뉴 고민을 따로 하지 않아도 돼서 편했고 식비도 아낄 수 있었다.
점심시간을 갖고 충분히 식사를 해야 오후 근무도 힘을 내서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직장 동료들과 가끔은 구내식당을 벗어나 맛있는 음식점을 찾아서 먹는 회사를 벗어났다는 일탈의 재미도 함께 겪었다. 점심시간이 되기 전에 미리 식당에 전화를 해서 도착하면 후다닥 밥을 먹고 늦지 않게 회사로 복귀하는 그런 스릴 넘치는 시간들이 나에게는 이제 추억으로 남아있다.
점심 먹고 왜 양치를 안 해?
지금 다니는 회사는 점심시간을 한 시간으로 따로 정해두고 있다. 보통 도시락을 챙겨 와서 휴게실에서 먹거나 밖에서 서브웨이, 맥도널드 같은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는다.
어느 날은 식사 후에 양치를 하러 손에 치약을 묻은 칫솔을 들고 화장실에 가는 나를 보고 동료가 물었다.
“너 왜 회사에서 양치를 해?”
양치를 하는 게 잘못된 일인 것처럼 신기하게 나를 취급했다. 그래서 난 하루에 3번 양치를 한다고 했더니 굉장히 놀라면서 말했다.
“넌 지금 발을 닦거나 머리를 감는 것 같이 예의 없는 일을 하고 있어!”
나는 꽤 큰 충격을 받았다. 밥 먹고 양치하는 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인데 이곳에서는 정상적인 행동이 아니었다. 한국에서는 점심시간 이후에 화장실에 양치하는 사람들로 가득한데! 치아 건강을 위해서 하는 양치가 예의 없는 행동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생각해 보면 집이 아닌 화장실에서 양치를 하는 사람들을 한 번도 못 봤다.
그래서 나는 한국에서는 하루 세 번 식 후에 양치를 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교육받았고 양치를 하는 행동이 너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니까 양치를 하겠다고 했다. 우리 회사에서는 나만 양치를 한다. 그래서 되도록 남들 눈에 안 띄는 시간에 조용히 양치도구를 화장실로 들고 가서 양치를 하는 편이다.
더러운 사람이 될지 예의가 없는 사람이 될지 선택하기 어려웠지만 나는 내 치아 건강이 더 중요했다. 지난 한국에서 치과를 방문하고 충치 치료를 2개 하는 바람에 60만 원을 지불했다.
충치 하나에 치료 비용이 30만 원이다. 기억하자.
저의 유럽 일상은 좀 더 생생하게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