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성차별
같이 입사한 남자 동기랑 월급이 다르다. 이 사실을 알게 되고 나는 꽤 큰 상처를 받았다.
원래 월급이라는 것은 참 예민한 문제 아닌가?
스펙은 내가 더 좋은데 월급은 쟤가 더 많다.
알고 싶지 않았는데 어쩌다 보니 알게 되었다.
알고 나니 기분이 뭐 같아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저 남자애가 가정이 있는 애 아빠도 아니란 말이다.
하는 일도 내가 더 많다.
말로만 듣던 임금 성차별의 피해자가 나라는 사실에 오늘도 느꼈다. 아, 나는 남자가 살기 좋은 나라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었었구나.
이 회사에서 연봉의 기준은 사장 마음이다.
물론 승진의 기준도 뚜렷하게 없다.
그런데 아무런 자격증, 경력도 없는 저 남자 동기랑 나랑 월급이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고 나서 너무 이해가 안 됐다. 진짜 남자라서 월급이 더 많은 걸까?
연봉 협상 당시에 나는 2800을 원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나보다 선임 직원도 있고 연봉의 테이블이 정해져 있다며 2800은 못준다고 했다.
그때는 매 년 연봉협상을 한다는 말을 찰떡같이 믿었다.
몇만 원 오르는 것도 오르는 것은 맞으니까
연봉을 내리지 않으니까
어쩌면 내 선임이 2800 이상을 못 받는다는 것은
나도 선임의 위치가 되었을 때 2800상 못 받는다는 뜻이라는 것을 알았어야 했는데?
지친 백수를 벗어나고 한 달에 100만 원 이상이라도
벌고 싶어서 그저 취업이 간절했다.
여유가 있다면 입사를 포기하고 여러 회사 중에
골라갔으면 좋았을까
근데 대학을 졸업하고 길어지는 공백기를 이 사회가 좋아할까
경력도 없이 커지는 나이 뒷자리를 이 사회가 원할까
경력 있는 신입사원을 원하는데 나는 그 경력이라도 쌓아야 할까
조금 느리더라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 좋은 회사를 만날 때를 기다려야 할까
그런 고민이 시도 때도 없이 반복되었다.
이렇게 된 이상, 나는 받는 만큼만 일 한다.
열심히 일 해서 내가 받는 대우가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회사에서 인정받는 것도 아니다.
내가 노력하고 내가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연봉이 오르지도 않고
내가 이 회사에서 성과를 내도 존중받는 팀에
속하는 것도 아니다.
이 회사를 오래 다닐 생각은 없었지만
나의 미래, 나의 커리어를 생각한다면
업무만 봤을 때는 오래 다녀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하루에 9시간을 보내는 곳에서
나를 직원으로 존중하지 않고 무시한다면
나의 능력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너무 슬프다.
“돈 워라벨 네임밸류 커리어”
이 모든 것을 다 갖춘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행운이다.
그중에서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커리어이지만
그 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같이 일하는 사람이 어떠냐에 따라서
나머지 요소들도 빛이 나는 것이다.
어떤 곳을 다녀도 어차피 월급쟁이라면
나는 좋은 사람들이랑 일하면서 선한 영향을
받으면서 회사를 다니고 싶다.
회사는 돈 버는 것 말고도 인생을 살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경험하게 해 줘서 좋다.
좋든 나쁘든 어쨌든 나에게 뭐라도 남는 것이 있다.
조직생활은 꼭 한 번은 경험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