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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수씨 sans souci Jun 13. 2019

스물일곱 오월의 대만, 타이동

프롤로그 # 사람, 바다, 또다른 모습, 도전 

타이동, 사실 한국 사람에겐 익숙하지 않은 도시다. 나 역시 대만에 타이베이(北), 타이난(南)이 있으니 타이동(東)도 있겠지 뭐 이정도의 추측 정도가 다였다. 내가 타이동을 정확하게  처음 알게 된 건 태국에서였다. 1년 전, 방콕 쿠킹클래스에서 우연히 만나 한국에서 다시 재회한 4명의 대만 친구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다음에 대만을 찾을 기회가 있다면, 꼭 '타이동(台東)' 을 가봐야한다고. 


그렇게 막연하게 '가봐야겠다. 가봐야겠다.' 생각만 1년째 하다 갑작스레 대만을 갈 기회가 생겼다. 그 순간, 정말 아무런 고민도 생각도 없이 이곳으로 나는 '가야만' 했다. 그렇게 시작되었다. 나의 첫 배낭여행 그리고, 타이동 여행이. 


타이동에 도착해서 여행을 마무리하기까지 캐리어 없이 내 몸뚱이 만한 커다란 가방을 어깨에 짊어진 채 참 많이 걷고, 짧은 중국어으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나 스스로에게 대견하고 특별한 순간들이 많았다. 고치지 못하는 게으름으로 일정은 즉흥적이고, 호기심에 고생은 사서 하는, 혼자 떠났지만 늘 따뜻한 사람들과 함께했던 여행. 타이동에서의 여정을 기록해본다. 





Taidong, Prologue, 

사람, 바다, 또다른 모습, 도전 


이번 타이동 여행을 요약하면, 이 네가지 단어로 기억될 것 같다. 






사람 People


없던 사교성이 갑자기 불쑥 생겼던 걸까. 내가 모르던 나의 모습이 있었던 걸까. 분명 혼자 떠났던 타이동에서 5일 내내 나는 혼자가 아니였다. 함께했던 이들은 모두 대만 사람들이었다. 타이베이에서 하던 일을 멈추고 이직 전 대만을 일주 하는 친구, 호주 워홀을 마치고 고향 타이동을 여행하는 친구,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여행을  왔고 나도 그랬다. 


우연히 같은 방을 쓰게 되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는 함께 떠날 이유가 충분했다. 엄청나게 특별한 장소를 방문해서가 아니라  이 사람들을 만나서 서로의 이야기 그리고 감정을 공유할 수 있었던 소중한 추억으로 타이동이 기억이 남는다.  







바다 Ocean


한국에서 타이동으로 향하는 비행기 직항편이 없다. 내가 선택한 방법은 가오슝으로 비행기를 탄 후, 가오슝에서 타이동까지 기차로 이동하는 방법이였다. 5일간 타이동에서 머무는 기간동안 다양한 타이동의 바다 모습을 담았는데, 그중에서도 가오슝에서 타이동으로 가는 기차 차창밖으로 보이던 바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외에도 해질녘의 바다, 스쿠터를 타다 멈춰서서 본 바다, 산책하던 바다, 타이동 바다에서 행복했던 추억이 많다. 







새로운 모습 Another spots


이번 여행의 이전 여행과 가장 큰 차이점은 대만의 자연과 귀여운 소도시의 모습을 가득 담고 왔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타이베이, 타이중, 가오슝 처럼 다소 도심의 모습을 볼 수 밖에 없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대만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에게는 이국적인 야자수가 드넓은 논 이곳 저곳에 심겨져 있고, 귀여운 열기구가 도로를 장식하고 있는 타이동 그리고 타이동 근교 여행. 






도전 Challenge


타이동에서 처음 해본 것들이 많다. 먼저, 스쿠터를 처음 타봤다. 비록 뒷좌석이긴 했지만 나에게 나름 큰 경험이었다. 대만 친구들이 익숙한 운전솜씨로 나를 태워주는데, 너무 빨라 처음에는 울다시피 소리를 질렀다. 너무 무서워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가를 반복하다, 해안도로에 진입했을 때. 

그 때의 쾌감 그리고 상쾌함을 잊을 수가 없다. 


앞서서 말했던 것 처럼 이번 여행은 캐리어 없이 배낭하나로 다녔던 여행이었다. 발은 온통 상처 투성이에 어깨는 마구 아팠던 여행이지만, 사실 앞으로도 이렇게 여행할 생각이다. 공항에서 짐을 붙이고, 찾는 불필요한 시간을 아낄 수 있고, 무엇보다 내가 직접 메고다니다 보니 물건을 많이 두고 오거나, 버리면서 느꼈던건, 여행에서 진짜 필요한 짐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어로 했던 도전들이다. 길을 찾는 것은 물론, 주문, 체크인, 만나는 사람들과의 일상적인 대화까지 모든 것들을 중국어로 표현하고자 억지로라도 노력을 했다. 그동안 나의 목표가 '영어보다 중국어가 쉬워지는 순간'을 만드는 것이었는데, 바로 이곳 타이동에서 그러한 노력이 빛을 보였다. :) 참으로 개인적으로 대견했고, 앞으로도 꾸준히 도전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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