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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니의 끄적임 Aug 06. 2022

인간관계 지속의 판단 근거

나는 앞으로 이런 사람들만 만나기로 결심했다

대학교 1학년때 [연금술사]라는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대략적인 내용은 주인공인 산티아고가 꿈을 꾸게 되고 그 꿈속에 나온 보물을 찾기 위해서 여행을 떠나게 되는 것이 주 골자인데, 10년 전에 읽었던 이 책에서 아직도 기억나는 구절이 있다.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내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부과된 유일한 의무지.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처음 이 문장을 접했을 때 온몸이 짜릿해지면서 산티아고가 걷고 있는 사막속에 같이 걷고 있는 것과 같은 전율을 느꼈던 것이 아직도 기억난다. 정말로 내가 어떤 것을 간절히 원한다면 온 우주가 그 열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줄 것만 같았고, 이 세계에서 내가 주인공이 된 것 같은 행복감을 느꼈다. 


그런데 저 말은 단순히 [연금술사]의 저자인 파울로 코엘료가 독자들을 현혹시키기 위해, 혹은 소설 속의 허구의 대사로 지어낸 말이 아니다. 사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같은 맥락의 진리에 대해서 배워왔다. 초등학교 때 동일한 양파 2개를 심어놓고 한쪽에는 '좋은 말', 그리고 다른 꽃에는 '나쁜 말' 팻말을 꽂아둔 채 지나다니면서 해당 말들을 해주면서 성장속도를 비교하는 실험을 모두들 해봤을 것이다. 그리고 결과는 누구나 알다시피, 신기하게도 '좋은 말'만 들은 양파의 성장속도가 더 빠르고 상태가 좋게 유지되었다. 이 실험과 연금술사 속의 대사의 공통점은 '기대'와 연관되어 있다. 더 나은 성장을 기대받으면서 긍정적인 말을 듣고 자란 양파는 실제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으며, 간절하게 어떤 것을 원하면 온 우주가 그 사람을 도와줄 것이라는 대사 또한 '기대'의 현실화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 


우리는 홀로 이 세상을 절대로 살아갈 수 없다. 가족이던, 친구던, 동료던, 연인이던 간에 어딘가에는 분명히 나의 편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고, 그들에게 기대를 받는 것은 굉장히 짜릿한 일이다. 사회적 동물로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자아실현의 큰 부분은, 타인으로부터 받는 기대와 그 기대에 대한 성취가 차지하고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자녀를 열렬하게 응원하고 기대하며, 기세를 항상 북돋아주는 부모님을 만나는 것은 아이의 성장 및 성공에 있어서 정말 큰 축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이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나에게 기대를 하지 않는 사람들, 더 나아가서 내가 성공하지 않기를 바라는 부류의 사람들도 반드시 만나게 된다. 지금보다 조금 더 어렸을 때는 이러한 사람들과의 관계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감수하면서 지냈던 경향이 있었다. 오히려 그들이 하는 말이 나에게 있어서 약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며 귀를 기울였던 적도 있다. 하지만 분명하게 구분해야 하는 것이 바로 조언(advice)과 무례(disrespect)다. 둘의 차이점은 바로 당신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하는 말인지, 그리고 나의 자존감을 깎는지에 대한 여부이다. 


인생은 짧기 때문에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 나에게 기대를 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쏟아주는 사람들만 만나기도 벅차다. 인간관계의 맺고 끊음에 대해서 절대로 단호하지 못한 내가 단 한가지 기준으로 세운 것이 바로 나의 자존감을 낮추는 사람들에 대한 의지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자존감을 낮추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관계의 지속 여부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고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그게 나의 발전적인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데 있어서 방해받지 않는 최선의 인간관계 지속의 판단 근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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