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된다고 부모를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빌어 쳐먹을 년'수십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내 가슴속에 남아있다.어렸을 때 엄마가 나를 혼낼 때 하셨던 모진 독설 중 단골 욕설이었다.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 질 수 있지만 가슴에 새겨진 상처는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쿡쿡 쑤여온다.엄마는 경상북도 영주시 "백골"이라는 시골에서 살았다.그 당시에 엄마 네 집 하인들만 열 몇 명정도였다고 한다.중학교때 엄마의 엄마(나에게는 할머니)가 돌아가셨고 계모가 들어왔다.하지만 중학교 시절의 사춘기 소녀가 엄마의 죽음, 계모가 집 들어온 것을 받아들이기에는 버거웠을 것이다.부정적인 생각이 차곡차곡 쌓였던거 같다.그 많은 재산은 계모할머니의 손에 들어갔고 엄마는 빈손으로 결혼식을 해야 했다.아빠도 빈손으로 시작하면서 고생을 많이 하셨다.엄마는 가슴에 맺힌 한이 많았는데 그걸 자식들 특히 첫딸인 나에게 푸셨던거같다.

하지만 엄마는 어느 부모님보다 자식들에게 희생하셨다.다만 방식이 달랐을 뿐이다. 엄마의 방식으로 자식들을 너무나 사랑하고 희생하셨다.'결혼하고 나서 자식을 키워보니엄마를 이해할 수 있었다.'라고 많은 사람들은 얘기한다.하지만 결혼하고 나서 자식을 키워보니 엄마를 더 이해할 수가 없었다.소중하고 귀한아이들에게 모진말을 하셨는지.가끔 마음이 답답해져 올 때가 더 많았다.


나는 엄마와는 다르게 살고 싶었다.따뜻한 가정을 이루고 싶었다.책에서 정답을 찾았다.아이를 낳고 쉬지 않고 책을 읽었다.욕심이 생길 때도 책을 읽었다.아이들과 다녀보고 싶은 여행지를 검색할 때도 책을 읽었다.아이들에게 예쁜 말을 쓰고 싶을 때도 책을 읽었다.집안을 비우고 싶을 때도 책을 읽었다. 나를 비하할 때도 책을 읽었다.아이들에게 화가 날 때 책을 읽고 필사를 했다.그렇게 10년동안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는 1인지식가의 성장을 꿈꾸고있다.말을 못해서 생겼던 열등감 말을 잘하고 싶었던 소망이 책을 읽으면서 책을 통한 만남으로 점차 이뤄나가고 있다.글을 쓰고 책을 읽으면서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


더이상 내 스스로에게 모진말을 하지도 않는다.부모가 되어서 엄마를 이해할수 있었어요라는 말은 나에게는 다른의미가 된다.


나의 상처를 바로보고 바로 나갈길을 책에서 지금도 찾아본다.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그상처를 정면으로 마주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는 걸 오래전에 배웠지


-알레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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