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직업이 생겼다.

새학기가 시작되었다.

사실 새학기가 시작되었으나 코로나로 학교를 갈수 있을지가 의문이었고

학교를 간다하더라도 밥을 안먹고 일찍 올것이 뻔하기에 그닥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예상과 다르게 중학생이 된 아들의 학교에서는 이번주내내 학교를 간다고 공지를 해왔으며

심지어 급식도 제공한다고 했다.

돌아오는 시간은 4시.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눈을 비비벼 몇번을 확인한후에야 사실임을 알수 있었다.


뭐 그래도 달라진 일상이겠어라고 생각했다.

나는 아이들도 제법컸고 아이들과 코로나로 1년을 생활하면서 그닥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엄마였다.


아침에 눈을뜨니 남편이 새벽같이 일어나 삼계탕을 해서 밥을 든든하게 먹이고

꽃같이 교복을 입혀서 큰아이는 중학교에 작은아이는 초등학교에 넣어주고 출근까지 했다.

그리고 집안은 고요한 침묵만이 흘렀다.


이거 실화인가요?


꿈처럼 집은 평화로웠고 어제 잘 정리해둔덕에 집안은 말끔히 정리가 되었고

내 책상앞에는 어제 밤에 사온 커피가 한잔 있었다.

"여긴 천국인가?"

머리속이 영화의 한장면처럼 초원이 펼쳐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래 이것이 사람이 사는 세상이지"

혼자 베시시 웃음이 났다.


몇일동안 남편의 툭 던진 한마디가 미워서 혼자 끙끙앓고 있었는데

왜 그랬냐 싶었을까 아침에 아이들 밥먹여주고 학교 데려다준 신랑이 너무 고마웠다.

아침에 일어나서 글도 한편썼다.

그동안 그렇게 나오지 않았던 글이 술술술 나왔다.

책도 읽었는데도 12시가 지나지 않았다.


어제까지도 머리가 복잡해서 뭘해야하나 계속 끙끙 앓고 있었는데 백신을 맞은것처럼

모든것이 한번에 정리되는 기분이었다.


12시좀 넘어서 딸내미가 도착했다.

선생님이 꼼꼼히 잘챙겨주셨고 내일 학교에 갈 준비물과 몇가지 적어줘야할 서류를 내민다.

그중에서도 가족사항을 적는란이 있었는데

큰아이부터 7~8년동안 나의 직업은 항상 "주부"였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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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만에 유튜브 크리에이터 되기(프로 유튜브 강사가 알려주는)(Start up)저자허지영출판아티오발매2021.02.10.


큰아이 유치원때부터 10년동안 "주부"라고 쓰던 직업란에

당당히 "작가 강사"라고 적고나니 세상 뿌듯하다.

선택사항이라는데 굳이 적는다 ㅎㅎ


사실, 책이나와서 달라진건 별로없다.

여전히 집에서 삼시세끼밥을 하고 온라인으로 강의를 하고 운동을 하는 삶이지만

직업란에 "작가"라고 한줄 쓸수 있는게 바뀐 삶이라면 삶일까?ㅎㅎㅎㅎㅎ


오늘은 올해 보낸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딸아이 신발이 작아져서 신발을 사러 다녀왔는데도

우리아들이 집에 안도착했음은 믿을수가 없는 시간이었다.


학교는 진심으로 고마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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