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저기요 May 03. 2024

오후 3시만 넘기면 된다

오늘은 입사 동기들과 점심을 함께 했다. 이 회사에서 몇 안 되는 좋은 부분이다. 온보딩 교육에서 만나 이틀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연령대도 결혼유무도 다른 6명이 친해졌다. 그중 두 명은 각각 육아휴직, 퇴사를 했고 지금은 4명이 남아 있다.


매일 출근하면 동기들 슬랙 채널이 울린다. 오늘도 잘 버텨보자구요. 화이팅! 기분 좋은 인사를 건네주는 사람들이 있어 기운이 난다. 오전 11시네요, 조금만 있으면 점심시간입니다, 맛점하세요. 5시 퇴근조 분들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유독 시간이 안 가는 구간이 있다. 오후 2시부터 3시까지다. 할 일은 없고,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았고. 오늘은 부동산 카페 갔다가, 네이버 블로그 한 번 둘러보고, 회사 복지몰에서 뭐 살 거 없나 기웃거리다가, 박찬욱 감독 신작 소식을 보고 원작 소설에 관심이 생겨 오랜만에 예스 24에서 책을 주문했다.


아침엔 원고도 썼다. 매월 기고하는 매체의 마감일이 오늘까지라 열심히 썼다. 오후에 열심히 퇴고해서 보냈다. 이래도 아직 3시가 안 됐어! 8시 출근, 5시 퇴근하는 나는 매일 3시가 고비다. 3시만 넘기면 시간이 그래도 어느 정도 흘렀다 싶은데, 3시가 되기 전까지가 문제다. 2시부터 3시까지 그 마의 구간엔 시간이 엉금엉금 기어가는 것 같다.


급식 먹고 매점 가서 빵까지 사 먹어서 너무 졸렸던 5교시 모드로, 나는 꾸벅꾸벅 졸았다. 누가 모니터 보건 말건 부동산 카페 띄워놓은 상태로 한 10분은 달게 졸았다. 일어나 보니 3시가 지나 있었다. 이제 메일 몇 개 쓰고 퇴근 준비하면 되겠네. 내 기분의 날씨가 맑아졌다.

이전 08화 혼점을 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