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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중 신부님의 스테인글라스

by 안나
김인중 신부님의 스테인글라스, 출처: 구글

이냐시오, 김인중 신부님의 스테인글라스는 내가 꿈꾸던 하늘 나라 같다. 한 번도 보지 못한 하늘 나라에 이런 풍경이 펼쳐질까? 어떤 사람들은 왜 추상화야만 하느냐고 한다. 그러나 추상화는 자유이고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나름대로의 규칙안에 산다. 그래서 인지 나는 추상화를 매우 좋아한다.


하늘 나라는 어떤 나라인지 궁금하다. 자유로운가? 평화로운가? 분노와 분열이 없는 곳인가? 살아있는 우리들은 이 세상에서 끝없이 고통에 신음하며 산다. 그것도 “욕심” 때문에 말이다. 하늘에서 보는 사람들의 입장은 우리가 정말 안타까우리라 생각이 든다.


세상엔 참 아픈 사람들이 많다. 나보다 더 힘들고 형편이 안좋으며 상황도 최악인 경우도 많다. 그래서 가끔 내가 누리는 호화로운 삶이 부끄러워 지는 때도 많다. 우리가 영원하지 않은 것에 대한 소비를 지양하고, 영원 한 것에 대해 소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세상에 적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일단 쓸모 없는 소비를 줄이고 쓸모 있는 지출을 늘리기러 했다. 쓰레기도 줄이고, 쓰레기 버리는 것 부터 철저하게 해야 할 것 같다. 수고스럽고 귀찮기도 하다. 그러나, 하느님이 주신 이 세상을 이렇게 아무렇게나 쓰고 살 수는 없다. 하느님이 곧 자연이고 자연이 곧 하느님이라는 생각이 있다면 말이다. 하느님이 곧 자연이라는 생각은 프란치스코 성인이 해와 달을 형님 누님 했던 것에 대한 것이였고, 중남미 사람들이 자연법을 만들어 땅과 나무 등 에게도 권리가 있다는 헌법의 정신을 사랑한 나의 신념이기도 했다.


너도 알다시피, 나는 자주 몸이 아프게 평생을 살아왔다. 태어난 것이 원래 약하게 태어난 것도 있고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요즘은 건강하지 않은 나에게 더 이상 분노하거나 비겁하게 숨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받아드리게 되었다. 그리고, 다른 이들을 더 넓게 이해할 수 있는 마음도 넉넉해졌다. 고통을 왜 신비라고 하는지 이해가 되는 것 같다.


대선이 곧 다가오는구나.

새로운 지도자를 통해 한국이 어떻게 변화될지 궁금하다. 지도자가 바뀌는 상황에서 나는 카나의 혼인 잔치의 이야기를 생각한다. 대선과 혼인잔치가 무슨 연관이 있느냐고? 혼인잔치에 포도주가 떨어졌고, 예수님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포도주가 없구나.”(요한 2,3) 라고 말 하자 예수님은 어머니의 청에 못 이겨 물독에 물을 채워 포도주로 변화시키는 내용이라는 것 잘 알지? 성경에는 혼인 잔치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데, 이는 곧 새로운 세상 질서가 우리 곁에 와 있음을 알려 주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사랑이라는 질서에 의해 굴러가는 새로운 세상을 설명하기에 혼인 잔치보다 더 좋은 비유는 없으니 말이다.


떨어진 포도주는 그동안 익숙해진 율법이라는 묵은 질서를, 새롭게 만들어진 포도주는 예수를 통해 드러난 사랑이라는 새 질서를 상징한다. 비록 묵은 포도주가 입에 맞고 새 포도주가 떫긴 하지만, 당장은 낯설고 불편하지만, 많은 이들이 새로운 질서에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면 좋겠다.


이제 들어가서 또 잠시 눈을 붙이고 회복의 시간으로 돌아가야 겠다. 잠시 자는 동안, 나 만 회복되는게 아니라 내가 모르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도 함께 회복되기를 바란다. 그런 마음을 빌어주는게 한 공기를 같이 마시는 같은 인간으로서의 도리 아니겠니? 자러 간다.


그립구나,

누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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