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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토 Apr 30. 2024

미래에 대한 투자를 사람에게 합니다

마을 어린이도서관 만들기 5. 

2007년 5월 18일(금)       

 ‘여성과 자원봉사'를 주제로 강연하는 대전충남녹색연합의 박정현씨

     

"세상에 살아가면서 마음에 안드는 것, 불만이 있다면 무엇일까 말해볼까요?"     

-공기가 너무 안좋아요.     

-세상이 시끄러워요.     

-차별이 싫어요.          


"여기에 모인 분들의 공통점이 뭔지 아세요? 미래에 대한 투자를 사람에게 한다는 것과 세상의 변화를 모색하고 싶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세기가 성장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환경의 시대입니다. 우리는 성장의 끝자락에 와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성장은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위한 성장이어야 합니다.  

   

▲ 세상을 보는 운동이 민주주의를 확대하는 일입니다

     

20세기초 획기적인 변화물은 ‘자동차'로 사람들은 내 ‘아파트'에 비축하고 있는 물질로 삶의 질을 가늠하게 하는 분위기입니다. 대량생산은 대량소비를 양산시키고 그것은 또 대량폐기로 이어집니다.  


우리들의 발은 동네에 두고 눈은 세계에 두어야 합니다. 동네에서 세상을 보는 운동이 민주주의를 확대하는 일일 것입니다. 지역의 일이 세상의 일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작은물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루고 작은 물결이 모여 파도를 이루듯 이 물은 언제든지 밀가루반죽처럼 모아질 수 있습니다. 사람들 모두는 기본적인 교양과 문화를 향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원봉사는 우리사회 이미지로 소극적입니다. 자원활동으로 헌신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나 스스로를 바꿔내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교육은 모르는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알고 있는 것을 행동하게 하는 것입니다. 자원활동은 자기 긍정의 사고가 없으면 힘이 듭니다. 자기 주체성과 연대성, 사회성, 역사의식을 갖고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변화의 시점에 종을 칠 수 있다는 끈을 놓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역사적인 흐름'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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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시간을 이용해 강영희 반디의 제안으로 빙 둘러앉았다. 신나는 오락시간, 우렁찬 목소리로 분위기를 잡는 이선아 반디의 한판 춤이 좌중을 사로잡는다.

   

 '알짬마을어린이도서관' 들어가는 곳.


오후 실습과 모둠활동에서 ‘강아지똥' 모둠에서는 중구 석교동에 있는 ‘알짬마을어린이도서관'을 찾았다. 모둠 전체 5명이 함께 움직이며 우리는 모니터를 하는 동안 얘기가 수다로 이어질 수 있는 생각을 경계하기로 했다. 그리고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의 대답을 스스로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었다. 왜 이 일을 하는지, 혹시 정치를 꿈꾸는건 아닌지, 돈은 어디서 나오는지.     


 책이 있는 풍경

   

오후가 되면서 하늘이 흐리고 바람이 불었다. 약간 쌀쌀한 기운이 감돌기도 했다. 알짬도서관에 들어서자 동화책에 나오는 장면이 벽화로 그려져 있었다. 책을 읽은 아이들은 계단을 오르면서 동화속의 얘기를 온 몸으로 느낄 것 같았다.     

 우유박스를 재활용한 쿳션

     

 내가 키우는 돼지뱃속엔 얼만큼의 동화'딱지'가 들어있을까?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알짬도서관, 방바닥이 따뜻했다. 손님 오신다고 해서 보일러를 돌렸다고 한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알짬의 물건들은 재활용으로 된 것들이 눈에 띄었다. 계란판에 물감을 입혀 방을 소개하는 간판으로 활용하고, 우유담는 플라스틱박스에 예쁜 보자기를 씌워 사각형의 의자가 되기도 했다.    

 

알록달록한 돼지저금통들이 모여있는 곳이 있어 살펴보니 돼지뱃속엔 동전대신 동그랗게 반으로 접힌 종이가 들어있다. 돼지 등에는 아이들 이름이 써 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동그란 종이에 적어 돼지뱃속에 저금을 하는 것이다. 돼지가 굶지 않도록 아이들의 독서를 유도하는 방법이 재밌다. 책 읽는 즐거움을 더하게 하는 돼지밥이다.     



알짬에서 봉사하는 김은주씨와 교육을 담당하는 김문성씨, 사서 방인숙씨가 모니터에 도움을 주었다. 젊은 엄마들이 늘면서 유치부 아이들이 늘었다는 알짬은 지역특성상 맞벌이 부부들이 많이 모인 곳이다. 그래서 저녁시간을 늘려야 할것인지, 늘린다면 몇시간을 더 늘릴 것인지 현재 의견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건축일을 주로 하는 아빠들의 직업 때문에 아빠들의 참여는 공식적인 행사때 주로 거들어 주는 편이다. 책을 대여하며 대여료와 회비는 없고 가족회원으로 아이들 둘일 때는 5권, 셋일때는 7으로 8일을 빌릴 수 있다. 도서목록 선정은 주로 한겨레신문을 참고하는 편이고 서점에 가서 책을 직접 고른다.

 분류번호 외에 붙여진 빨간스티커는 봉사자들이 책을 쉽게 찿게 하는 표식이다

   

알짬의 방인숙씨는 어떻게 도서관에서 일하게 되었느냐는 물음에 '도서관에 책 닦으러 왔다가 코 꿰었다'는 말로 인간관계를 잘 풀어내는 알짬도서관장 강영희씨를 에둘러 표현했다. 책꽂이에 꽂혀있는 책 아랫부분엔 숫자가 써진 빨간스티커가 다시 붙여있다. 알짬에서 일하는 사람들, 그들만의 방법으로 쉽고 단순하게 책 찾는 방법이 있는 것 같다. 책이 바닥에 흩어진 것만 보고도 누가 왔다갔는지 알고도 남는다는 말에 푸근한 정이 느껴진다.     

 강아지똥 모둠, 모니터링을 끝내고

      

알짬의 등록된 책은 현재 4,300여권, 도서관 전체 공간은 작년 8월부터 쓰게된 교육장을 포함해 60여평 정도이다. 자원봉사 30여명이 매주 돌아가면서 자기가 맡은 일을 물찬제비처럼 해내는 알짬은 지역주민소통 방법으로 벼룩시장을 열기도 한다. 건물앞 주차장에서 벌어지는 벼룩시장에서는 의류를 포함해 아토피에 좋은 천연비누를 판매하기도 한다. 알짬의 주요프로그램으로는 테마별 엄마모임과 환경탐사, 숲친구, 부모교육이 있고 ‘놀토'에는 외고 학생들이 영어동화 읽어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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