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환자 산소 포화도가 낮은데요”
병동에 가서 확인해보니
새파란 입술에 차디찬 손발
쌕쌕거리는 가슴 불편한 호흡
얼른 요골 동맥에서 피를 뽑았지만
동맥에서 나왔다기엔 검붉은 피
마스크를 씌워도 올라가지 않는 산소포화도
혹시나 해서 검사를 반복하고
기관 삽관을 해야 하나 고민할 때
눈물 글썽이던 환자분의 외마디 비명
“아파, 왜 나한테 그래”
얼른 처치를 끝내고 속으로 생각한다
죄송해요 아버님 아프셨죠
아버님께서 아프셔서
저희가 치료를 하려고 한 거예요
아픈 거 조금만 참으시면
덜 아프고 편하게 해드릴게요
근데 그러게요 아버님
세상은 아버님께
그리고 우리에게 왜 그럴까요
왜 아파야 나아질 수 있을까요
이제 초음파도 CT도 MRI도
아프지 않게 몸 상태를 알려주고
하다못해 패치 붙이면
혈당을 알려주는 장치도 나왔는데
왜 아직도 여전히
아파야만 나아질 수 있는 걸까요
아파야만 나아갈 수 있는 걸까요